[사설] 태풍 힌남노 대피법...부디 안전한 곳에 머물길 바란다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르길 부탁드린다.” 지금 제주도를 거쳐 6일 오전 부산 지역으로 상륙우리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힌남노(라오스 국립공원 이름)’라는 태풍 대피책이다. 그것도 기상청에서 부탁드린 사안이다. 기상청은 힌남노가 제주도를 거쳐 6일 오전 부산 경남 울산 등을 강타할 것이라고 한다. 힌남노를 예보하는 기상청 분석관은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르길 부탁드린다"며 이번 태풍이 몰고 올 파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압축적으로 말했다.

 

수많은 국가재난유형에서 우리가 매년 매 계절마다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재난중 태풍은 이 맘때 그것도 하필 추수를 앞두고 발생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재산은 둘째치고 생명이 위태로울만큼 강력한 태풍을 예고한 적은 없었다.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를 대책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진다. 기상청이 답을 내놨으니 해당지역의 지자체와 정부는 피해지역 전역의 소개와 안전 거처를 태풍이 지나가는 동안에라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순간 불어오는 바람은 기차를 탈선시킬 정도이고, 사람과 바위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니 기상청 예보관의 말처럼 안전한 곳에 대피하는 게 상책일 수 있다. 그 대책만이 그나마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로 보인다.

 

태풍 힌남노는 최악의 피해를 냈던 지난 1959년 '사라', 2003년 '매미'(2003)보다 강풍과 함께 폭우까지 동반해 강력하다고 한다. 현재 진로는 5일 오후 제주 서귀포를 거쳐 6일 오전 부산 동북쪽, 울산, 경남 일대를 강타한 뒤, 밤에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예보이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할 경우 경로에 가변성이 있다 한다. 때문에 기타 지역에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기상청은 힌남노 경로에 "200㎞ 정도의 변동성이 있다"면서 북상하는 길에 기타 기상변수에 의해 북서쪽으로 선회하게 될 경우 충청과 강원 그리고 수도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조마조마한 태풍의 위력이 아닐 수 없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두고 태풍의 역습은 살아있음을 다행으로 여길 만큼 위협적이라 하니 마지막 순간까지 인명피해를 예방하는데 중점둬야할 상황인 것 같다. 최근 폭우로 경험한 바처럼 강풍을 동반한 폭우는 어느 곳이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지대 확보에 특히 우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힌남노는 국내 상륙 시 중심기압은 950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43㎧로 예측됐다. 기차가 탈선하고 사람과 바위덩어리가 날아다닐 정도라는 규모이다. 태풍 '사라'때 중심기압 951.5hPa과 '매미'때 954hPa과 비슷하거나 넘어서는 수준으로 기상청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강도라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통계로 보면 역대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태풍은 1959년 '사라'로 태풍이 할퀴고 간 나흘간 사망·실종자가 849명, 1972년 '베티'가 사흘간 550명, 1987년 '셀마'가 이틀간 345명, 2003년 ‘매미’ 때 23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6만1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태풍이 지나간 길에는 남아 남는 게 없을 정도로 철탑, 전신주, 항만의 거대 크레인, 산 등이 무너져 내렸다.

 

몰려오고 있는 힌남노를 되돌릴 수 없는 만큼 혹시 비켜가겠지 하는 바람보다는 어디가 안전한지를 찾아 대피하는 게 순서일 것 같다. 또 그 강풍과 폭우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막 단속을 한 후 태풍이 지나간 복구대책이다.

 

지난 노무현 정부 때 국가재난재해 위기에 대응하는 지침서와 함께 국가위기관리센터가 가동됐지만 군사적 위기보다 노출정도가 반복되고 있는 자연재난재해에는 매번 반복된 피해를 수습하는 데 그치고 있다.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재난과 재해가 예측범위를 벗어나고 있는 만큼 사전 예방조치가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대비책이다. 국가위기대응이라는 차원에서 국가위기관리 매뉴얼도 예측범위를 벗어난 관리까지를 가정한 종합검토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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