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정부, 남탓 말고 실력·능력으로 복합위기 처방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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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상황은 아무리 봐도 폭풍전야이다. 물가, 금리, 환율은 이미 24년 전 수준의 최고치 경신을 거듭 하고 있다. 국가 외환보유고가 거덜난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연상케 한다. 게다가 잠잠해지던 코로나도 재유행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2만명대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내세운 당대표와 전 비상대책위원장 거취문제를 놓고 쩔쩔매고 있다. 위기 때마다 당명을 바꿔가며 정권을 탈환했던 정당의 모습은 온데 간데없고 정치 신인의 어깃장에 가까운 논쟁에 휩싸여 정작 산적한 국가 위기 현안에는 ‘아몰랑(아 나도 모르겠어)’하고 있다. 여기에 중심을 잡아야할 대통령은 당면한 현안에 대한 대책에 전 정권과 언론 그리고 야당 탓으로 퉁치고 있다.

 

누구하나 책임지려는 사람은 없고 서로 탓 정치를 하고 있다. 분명한 건 현 상황은 현 정부 책임이다. 아무리 야당과 언론의 지적이 쓰고 욱을 유발할지라도 그런 지적을 나오지 않게 하는 것도 능력이고 실력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왜 그런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시국이다. 흥에 민감한 국민은 잘하면 잘한다고 박수칠 준비를 하고 있는데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날이 갈수록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물가, 금리, 환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한 경제팀들은 비교적 일찍이 국회 청문절차를 거쳐 정권 초기부터 함께 해왔지만 문제는 경제 쪽부터 인플레이션발 경제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이 역시 해외 요인을 들고 있다. 해외 요인이든 국내 요인이든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도 실력이고 능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 출입기자들과 도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 잇따른 부실인사 논란에 대해 “그럼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기자들을 힐난하는 듯한 반박을 하더니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우리는 윤 대통령이 발탁한 장관들의 자질을 아직 모른다. 혹 그 자질이 자신과 같은 서울대 출신과 검사 출신이라는 의미라면 더욱더 동의할 수 없다. 현재 맞이하고 있는 복합위기 국면을 보면 더욱더 모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훌륭한 자질과 능력 그리고 도덕성을 겸비했기 때문에 청문 절차 없이 임명했는지 묻고 싶다. 임명직에 대한 청문절차는 법이 정한 질서이다. 아무리 능력과 실력이 있더라도 최소한의 검증을 해보자는 게 청문절차이다. 여론이 지적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사항중 첫 번째가 인사 문제를 꼽았다. 잘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전 정권보다 비교해서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국민의 뜻과 다른 시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윤 대통령은 검사도 검찰총장도 아닌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본인이 스스로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해서 대통령 집무실마저도 용산 국방부 청사를 고집했고, 도어스테핑까지 하고 있는 마당에 취임 초기부터 불통의 모습이 자꾸 노출되고 있다. 국가가 위기를 벗어난 때는 항상 국민과 소통했을 때 가능했다. 나라 외환보유고가 텅빈 사실을 안 국민은 끼고 있는 금반지와 새 생명으로 태어난 것을 축하하기 위한 돌반지 그리고 만수무강을 기원한 회갑과 칠순 반지를 내놓자 세계 투자자들은 되돌아왔다. 대통령부터 취임 축하잔치 한번 못해보고 외환위기 극복에 혼신의 정성을 함께한 때였다.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비교를 하려거든 좋은 모습을 비교대상으로 삼아야 진일보할 수 있다. 전 정권의 잘못된 것과 비교하면 덜 잘못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꼴등과 비교하면 꼴등보다는 낳을 수 있지만 1등은 아니지 않는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능력과 실력은 1등으로 알고 있다.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경제와 감염병 위기 등 복합위기는 그 능력과 실력이 뭔지를 보여줘야할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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