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난급 외식물가 폭등...정부 생존책 제시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소비자물가가 지난 6월 6.0% 오른 가운데 경유·감자 등이 1년 전보다 3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물가는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경유는 작년 같은 달보다 50.7% 상승했다. 월급만 빼고 폭등수준이다.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원유와 가스 그리고 곡물 파동여파가 본격적으로 생활물가에 깊게 파고들고 있다. 생활물가 뿐만아니라 수출전선에서도 수입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서 무역적자가 나타났다.

 

수출 강국 독일마저 지난 5월 무역수지가 3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이다. 동독과 서독 통일이후 처음이라는 이야기다. 미국도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이후 회복기로 돌아서나 싶더니 다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의회조사국(CRS)의 보고서도 나왔다. 우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 상반기 무역적자 규모가 103억 달러로 지난 1998년이후 최대규모인데다 하반기 상황도 개선될 기미가 없어 보여 수출전선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태이다. 게다가 소비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은 이미 예측치를 벗어나 금리 인상의 추가 불가피론을 부추기고 있다. 우리가 현재 지켜보고 있고 체험중인 경제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여파로 유럽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독일이 31년 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는 보도는 공급망 붕괴가 세계 경제에 얼마나 차질을 야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가 4일(현지시간)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독일의 5월 수출액은 전월 대비 0.5% 감소한 반면 수입액은 2.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무역수지는 10억 유로(약 1조 3천500억원)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전월인 4월 무역수지가 31억 유로(약 4조 2천억 원) 흑자와 작년 같은 기간인 5월 무역흑자 규모가 134억 유로(약 18조 1천400억 원)와 비교하면 충격적이다. 이 같은 월별 무역적자는 동독과 서독에서 독일로 통일 이듬해인 1991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이유는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와 원자재 파동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비중이 높은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불러온 무역역조 현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러시아에 대한 세계각국의 금융과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한 에너지와 곡물 등 원자재 파동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독일 뿐만아니라 우리나라도 무역적자와 물가불안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수입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해외변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러시아 경제제재 전면에 나서 서방국 군기반장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도 고물가와 고금리에 신음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물가는 8%를 넘어 9%로 가고 있고, 이를 잡기 위해 중앙은행격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연이어 0.75%포인트라는 자이언트 스텝급 금리 인상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침체를 무릅쓰고서라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연말까지 계속해서 금리 인상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슷한 지표를 보이고 있는 우리도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대응하려면 금리 인상도 빅스텝이냐 자이언트 스탭이냐를 놓고 고민해야할 상황이다. 현재 수준에서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당장 한미 간 금리 역전현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더 떨어지고 환율은 더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우리도 독일 못지않게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큰 폭의 무역적자를 기록 중인 가운데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소비자물가(6.0%)가 부담 때문에 금리 상승기류가 꺾일 줄을 모르고 있다. 물가 상승, 금리 상승, 환율 상승은 국가와 국민 그리고 기업을 점점 더 옥죄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이후 5개월 만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에너지와 곡물 등 원자재 수요가 점점 더 커지는 겨울로 다가올수록 공급망 차질이 몰고 올 한국을 포함한 세계경제는 부담이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감염병인 보이지 않는 코로나가 지구촌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면 자원부국간 전쟁은 세계경제에 복합위기를 자극하고 있다. 그런데도 어느 편에 서라는 편 가르기에 여념이 없는 혼동의 국제질서이다. 줄서는 대책말고 공급망을 타개할 생존대책이 있는지 묻고 싶다. 흔히 말하는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국이기 때문이다.

 

 


기획·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