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핵관, 새 국무조정실장 반대 자리다툼 전조인가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윤석열 대통령의 윤핵관(핵심 관계자)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 대표가 한덕수 총리를 보좌하는 국무조정실장 자리에 딴죽을 걸고 나섰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되자 전 정권 경제수석이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논리라면 한덕수 총리도 전 정권 사람이고 윤석열 정부 주요 장관과 장관급들도 전 정권들에서 성장해온 공무원들이다.

 

집권당 원대대표가 문제가 불거진 다른 장관 내정자와 후보자들에게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침묵하다 총리가 함께 일할 국무조정실장에 대해 유독 반대 입장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보기에 따라서는 여권내 한 총리 흔들기로 비춰질 수 있다. 한덕수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일찍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인준 지연으로 47일만에 가까스로 총리에 취임했다. 이번에는 집권당이 총리에게 발목을 잡는 언사를 거침없이 내뱉고 있다. 국무조정실장은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자리라 총리와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총리가 일하기 편한 사람을 쓰는 게 관례였고 책임총리제를 공언한 만큼 총리의 뜻이 우선 반영하는 자리라 할 수 있다.

 

역대 국무조정실장을 살펴보면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발탁이되 정부부처 차관급 정책조율을 관장해왔다. 그런 면에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도 국무조정실장으로 국내외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윤 행장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뒤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 2018년 문재인 정부시절 2기 경제수석을 1년간 맡고 이후 IBK기업은행장으로 물러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 행장이 국무조정실장에 반대하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 등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다. 윤 행장을 기용하면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이유이다. 권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까지 나섰다. 권 대표가 거품을 물고 반대하는 입장인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석인 홍장표 교수가 설계한 밑그림이었다. 윤 행장의 경우 OECD특명정권대사직을 수행하다 홍장표 경제수석 후임으로 왔다가 1년간 맡았을 뿐이다.

 

지난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초대 경제수석비서관에 임명된 홍장표 경제수석은 소득주도 성장론자였다. 당시 청와대가 홍장표 경제수석 임명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해박한 이론과 식견을 바탕으로 새 정부의 경제정책 컨트롤 타워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1년도 못된 2018년 4월 13일 국민의힘 전신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에서 "현재 경제파탄에 가장 큰 책임 있고 청년 실업에 책임이있는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을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후임으로 온 경제수석이 윤종원 수석이었다. 문재인 정부와 떨어져 OECD대사로 있다가 경제수석으로 투입돼 전임 경제수석의 뒷수습도 끝나기전에 물러났기 때문에 권 원내대표가 콕 찔러 반대할 상황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권 원대대표가 대놓고 대통령과 총리에게 반대 입장을 전달한 건 여권내 장관인선에 대한 불만을 국무조정실장 자리를 희생양으로 몰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대통령과 총리 취임이 얼마나 됐다고 윤핵관으로 통하는 권 원내대표의 거친 언사는 야당 원내대표처럼 보인다. 절대의석을 가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인준한 한덕수 총리에 감사하다고 했던 권 원내대표가 오히려 한덕수 총리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부터 집권여당이 권력쟁취 이후 논공행상의 자리다툼으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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