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계 신기업가 정신... 시대정신으로 안착되길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을 포함한 경제 4단체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70여개 주요기업 대표들은 오늘(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을 한다.

 

이들은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 혁신·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가치 제고 ▲ 외부 이해 관계자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통한 윤리적 가치 제고 ▲ 조직 구성원이 보람을 느끼고 발전할 수 있는 기업문화 조성 ▲ 친환경 경영 실천 ▲ 지역사회 동반 성장 등 5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 선언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회장,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최진식 회장 등 경제단체장이 재계를 대표해 서명했고, 삼성전자와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우아한형제들 등 기업 70곳도 동참했다. 선언으로만 끝나지 않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실천기구 성격인 '신기업가 정신 협의회(ERT)‘를 구성해 신기업가 정신 확산과 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한다.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대거 선언문 동참과 협의체를 구성했으니 또 하나의 경제협의체가 출범한 셈이다.

 

신기업가정신을 선언하게 된 배경에는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 새로운 위기 앞에 이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기업도 그 역할을 새롭게 해 국민의 신뢰를 얻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이를 위해 성장을 통해 일자리와 이윤을 창출하는 과거의 역할을 넘어 고객은 물론 조직 구성원과 주주, 협력회사와 지역사회 등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 관계자를 소중히 여기고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기업을 대변하는 경제단체들이 기업도 시대변화에 맞게 사회적 역할에 적극 나서는데 뜻을 함께한 만큼 선언문에서 다짐한 약속을 어떻게 실천할지가 주목된다. 대한상의가 주축이된 경제단체들이 선언문을 준비하면서 일반 국민과 기업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가 정신'이란 '지속가능한 성장', '구성원 행복', '혁신과 도전',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사업보국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 향상', '환경문제 해결', '윤리경영', '지역사회 상생' 등의 순으로 꼽았다. 최근 국제사회에 일고 있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ESG경영을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 기업들이 실천하자는 뜻으로 보인다.

 

이를 주도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때때로 “과거에는 수출 많이 하고 사업보국(事業報國)하는 것을 기업의 역할이고 기업가정신이라 생각했지만, 오늘날에는 사회에 공헌하고 보탬이 됨으로써 국민들의 인정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면서 “우리 상의도 국가발전 프로젝트, 소통플랫폼 등 이러한 ‘신기업가정신’을 지원하는 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라고 말해왔다. 자신의 바라보는 신기업가정신을 공유하는 연장선장이라 할 수 있다. 재계 창업자 후손들과 신흥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한국 경제계를 대표해서 사회적 역할에 실천적 목표를 제시한 만큼 경제계에 새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2년전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도 기업의 목적을 수정했다고 한다. 기존 주주이익 극대화 대신 이해당사자의 번영 극대화에 비중을 둔 점이다. 시대변화가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음을 최고 경영자들이 수용한 셈이다. 경제 4단체의 신기업가정신 선언도 이 같은 시대변화에 적극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의 다짐인 만큼 헛된 구호가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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