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맹의 또 다른 이름은 투자유치였나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일반 병사들이 훈련에 지쳐 힘들 때면 자조적으로 내뱉는 말이 있었다. ‘공짜 밥이 어디 있냐?’였다. 지난 20일부터 2박3일간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일정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한미 방위동맹을 내세운 것도 모자라 기술동맹으로 동맹의 범위를 확장하면서 국내 기업의 투자유치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삼성, 현대차, LG, SK 등이 미국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준데 대한 방한이 군사동맹보다 우선한 화답으로 보인다.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 소식은 줄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유치에 화답하는 엄지척하는 세상은 격세지감을 실감케 한다. 쓸만한 일자리 수만개를 창출을 해주는데 방문 우선순위까지 바꿔가면서까지 나서는 세상이다. 국빈방문의 또 다른 이름이 투자유치 방문이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일본보다 먼저 이루어진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기술 혁신만이 대접받는 세상이라는 점이다. 국내 기업의 반도체와 배터리 혁신이 없었으면 한국부터 찾았을까 이다. 그런면에서 가장 강력한 방위동맹을 유지하게 한 건 국내 기업의 사활을 건 미래 투자가 든든한 우군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휴전선보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았고,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과 독대가 먼저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형의 휴전선보다 국내 자본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투자자들이 또 다른 전선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 역시 국내 기업의 성장성을 믿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북핵의 위험성을 감안하고서도 투자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야말로 경제방위동맹군이라 할 수 있다. 그 경제방위동맹을 넓히려면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를 더 늘리는 전략을 찾아야할 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반도체 평택 공장을 방문하면서 “삼성이 주도해나가는 많은 혁신이 놀랍다”거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면담에서 “현대차 덕분에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전환되고 있고 미래 전기 산업에서 미국의 목표가 속도를 내게 됐다”고 사의를 표한 것은 우리 대통령이 중국과 미국 기업 유치 때 듣고 싶은 말이었다.

 

자본시장과 국내 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야말로 기술을 넘어 든든한 방위동맹군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면에서 윤 정부의 세일즈 외교에 전환점으로 삼아야할 점이다. 총보다는 밥이 먼저인 세상이다.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구를 이끌고 이억 만 리 방문도 마다하지 않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은 그런면에서 윤 정부에게 시사점을 던진 셈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방면에서 한국 최고가 세계 최고로 거듭나고 있는 이때 국내 산업분야에서 더 많은 세계 최고를 육성하는 산업정책이 새삼스러운 대책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를 위해서라면 어떤 명분을 내세워서라도 찾아 나서는 외교이다. 기업에 기를 살리는 외교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외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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