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수위원회 국정방향 우선순위 제시 잊지 말아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안철수 제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위원장은 지난 18일 인수위 출범 한 달을 맞아 기자회견을 자청해 “역대 어느 인수위보다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 묵묵히와 열심히 일한 결과물을 굳이 들라면 ‘지방자치단체장 관사 폐지’와 ‘만 나이 통일‘안으로 기억된다. 역대 인수위원회에서 나오지 않은 안이었기 때문이다. 그게 대통령직 인수와 관계있는지 그리고 향후 5년 국정방향에 무슨 큰 과제인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다. 5년간 풀어야할 문제가 주어졌는데도 한 달 동안 문제만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이 원하는 건 답이지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를 풀라고 표를 줬기 때문이다. 답이 틀렸으면 국민은 계속해서 답을 고치라고 요구할 것이다.

 

자평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자찬은 그렇다. “역대 어느 인수위보다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라는 주장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는 중에 하루는 위원장 스스로가 과로인지 하루 출근을 취소하고 보이콧하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한 달을 지켜본 국민은 가장 궁금해하고 원하는 향후 5년의 국정방향이 뭔지조차 분간을 못하고 있다. 가장 크게 실감한 것은 대통령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것 뿐이었다. 인수위보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이엇던 만큼 인수위 작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의 파악,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대통령의 취임행사 등 관련 업무의 준비, 대통령당선인의 요청에 따른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검증, 그 밖에 대통령직 인수에 필요한 사항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통령 취임식까지 19여일남았고 인수위는 추가로 더 존속할 수 있지만 묵묵히 일한 성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라면 기대를 접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우리가 가장 답답해하는 것은 열심히 일하는 것 같은데 성과가 없는 경우이다. 당사자도 보는 사람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이다. 19대 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문재인 당선인이 되자 마자 다음날인 2017넌 5월 10일 바로 대통령에 취임을 했기 때문에 인수위원회 자체없이 출범했다. 사실상 취임과 함께 인수인계절차를 동시에 개시했고 국정방향을 설정하는 특이한 정치 상황이었다. 시간이 많이 주어졌다고 정답을 내놓지는 않는다. 지난 5년 정권 인수업무를 파악하고 선거공약을 추스려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어쩌면 인수위의 기계적인 역할일지 모른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의 성공이 새 정부의 성공이고 새 정부의 성공은 국민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우리는 인수위를 성공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본인이 인수위원장이라서 인수위를 과대 포장하는 것처럼 비쳐진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포함한 18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검증도 인수위 몫이었던 만큼 인수위의 목표는 법률에 근거한 목적대로 그 직분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인수위가 지난달 18일 출범과 함께 공정과 법치 민주주의 복원, 미래 먹을거리, 국민통합 등 5대 과제를 제시하며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내달 초까지 최종안을 확정한다고 밝힌 만큼 섣부른 자평보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데 든든한 뒷받침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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