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후보 거친 막말 부메랑 될 수 있다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여야 두 유력 대통령 후보들의 거친 막말이 점입가경이다. 북한 선제공격, 불법 조업 중국어선 격침에 이어 현 정권 적폐청산 수사도 하겠다고 하니 그렇다. 후보 부인들에 대한 잡음도 후보들만큼이나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다. 대선이 한 달도 안남은 상황에서 선술집 취기어린 취객들 사이에서 나올 법한 말들이 버젓이 유력 후보들 입에서 진지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내외적인 외교적 파국과 갈등을 예고하는 전조라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두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8일 한국의 대선관련 기사에서 "다가오는 대선은 `비호감들의 선거`라고 불릴 만큼 새로운 역대 최악에 도달한 상태"라며 "논란이 끝없이 이어져 유권자들은 지쳐가고 있다는 여론 조사가 나온다."라고 혹평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인용한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의 한국 정치 전문가인 다르시 드라우트는 "이번 선거는 `둘 중 누가 덜 악한가`하는 틀에 묶여 있어 유권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선택한 후보가 이기더라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까지 나아갔다.

 

우리가 처한 정치 외교적 위치는 이제 무기와 밀가루를 받아 연명하던 나라가 아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대선은 서울과 평양, 베이징과 워싱턴, 도쿄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선거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후보와 부인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했다. 그만큼 한국의 국제정치질서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동북아시아 정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치와 군사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중이다. 남북 분단에 편승한 주변국들을 정치 경제적으로 조율하고 남북 평화공존을 추구해야 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할 운명이다. 그런 마당에 국익을 해치는 거친 막말과 후보들 추문에 외신마저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와중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는 수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집권 시 측근 검사들을 중용해 보복수사를 할 거란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왜 A(한동훈) 검사장을 무서워하나. 이 정권에 피해를 많이 입어서 중앙지검장하면 안 되는 건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라고 했다. 현 정권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했던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현 정권을 적폐로 수사하겠다니 듣는 국민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정권마다 자신들의 정책과 조직개편으로 전 정권 지우기에 나서는 일은 있어도 공약처럼 들리는 전 정권 적폐수사 예고는 역시 검찰총장 출신 후보처럼 보인다. 하지만 법은 범죄혐의에 따라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예단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양측 후보 모두 현재 혐의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적폐청산이 아니라 후보 본인들이다. 자신이 집권하면 앞으로 5년 대한민국을 어떻게 도약시키겠다는 미래 공약 대신 파국과 대결을 앞세우는데 따른 대내외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선거 기간에 쏟아낸 말과 공약은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는 사이다 발언일지 몰라도 결국 자신은 물론 국익을 헤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부메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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