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한미정상회담때 ‘한미 통화 스와프’ 청구서 내밀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부터 5박7일 동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 조문과 정례적인 유엔 총회 참석과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캐나다 순방까지 정상외교에 나섰다. 이번 순방 일정을 보면 영국 여왕 조문외교 외에 특별한 이슈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고 하는 일정이 있다.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이후 갖기로 한 한미 정상회담이다. 한미 정상이 얼마나 진지하게 허심탄회하게 한미간 현안 이슈에 대해 이해와 합의에 성의를 보이는지 이다. 동맹과 가치를 주창한 미국의 요구에 윤 정부는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냈기 때문에 이번엔 미국측이 화답할 차례이기 때문이다. 윤 정부는 출범이후 미국측이 새로 제시한 동맹 요구에 거침없이 응했고, 그것도 모자라 우리 기업들도 앞다투어 ‘바이 아메리카’, ‘아메리카 퍼스트’에 일조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내민 청구서에 조목조목 챙기면서 화답을 한 것이다.

 

이제 우리가 미국 측에 청구서를 내밀 차례이다. 윤 정부 들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부터 재닛 앨런 재무장관 그리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이 잇따라 방한해서 여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우리 측이 미국에 화답했지만 미국은 돌아서서 자국내 생산 배터리와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와 바이오산업 미국 내 기반구축 등 강력한 보호무역입법을 속속 도입했다. 비단 산업뿐만이 아니다.

금융쪽에서도 미국은 자국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과감한 금리 인상을 주도하는 바람에 세계는 지금 달러값 폭등에 아우성이다. 지난 8월 이후 미국 달러화는 원화에 대해 5.9나 폭등한 달러당 1400원대를 수시로 넘보고 있다. 같은 기간 달러화가 주요국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해 1%, 파운드화 4.1%, 캐나다 달러 1.4%, 호주 달러 1.3%, 중국 위안화 2.7% 올랐을 때보다 그 속도와 폭이 빠르고 높다. 19일자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의 강세는 이제 겨우 시작이라고 한다. 달러화가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른다는 전망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올해에만 14% 이상 급등해 지난 1985년 이 지수가 출범한 이후 최대 폭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 이상으로 급등해 미국 통화당국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0.75%)과 '울트라 스텝'(1%)의 금리 인상 등 금리 추가 상승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와의 '경제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고, 중국은 수십 년에 걸친 부동산 호황이 꺼진 경기침체 그리고 일본 역시 지난 8월 역대 최대 무역적자 등 달러화 강세를 부추길 요인만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41년 만에 치솟고 있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수입 물가를 떨어뜨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서라도 달러화 강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한 금리 인상이 결국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그 폭과 강세가 지난 1985년 플라자합의때와 비슷한 만큼 주요국이 달러화 강세를 진정시킬 공동 외환시장 개입 필요성까지 제기될 정도이다. 각국이 공동 외환시장 개입이 쉽지 않은 만큼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통해 미국으로 쏠리는 달러화 흐름을 차단할 방안도 그중 하나이다. 이미 한미 간 지난 수개월간 논의한 만큼 이번 윤대통령 방미때 그 시점과 폭을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이번 윤 대통령의 뉴욕 방문에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동맹인지 아닌지 미국에 통화스와프 청구서를 내밀어 봐야 한다. 미국의 정확한 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은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에게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 수석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환율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한 자연스러운 논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00원대를 넘지 못하고 대기중이다. 하지만 한미 정상간 수 많은 현안중에 구체적인 답변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최 수석의 발언이 립서비스로 끝날 경우 달러화는 급등 여지를 안고 있다. 윤 대통령 방미시 미국 통화당국이 금리 인상 결정을 하는데 통화스와프라는 소식마저 분명하지 않을 경우 달러화는 끊을 놓친 연처럼 나를 수 있다. 미국이 내우외환에 처한 동맹인 한국을 생각한다면 통화스와프 정도는 분명하게 답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미국이 요구하는대로 퍼줬는데 미국은 왜 한국의 뒷통수를 치느냐는 반미 여론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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