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급락을 재난급으로 살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국내 여론조사기관중 비교적 보수적인 한국갤럽의 지난달 마지막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62%)가 긍정 평가(28%)보다 두배를 뛰어넘었다. 취임 초 각각 50%대, 30%대에서 속절없이 추락중이다. 추락하는 건 다 날개가 있다. 원인이 있다는 이야기다. 정상적인 날개라면 추락할 수가 없다. 한국갤럽의 여론을 포함한 여타 여론 기관들의 조사를 보면 추락하는 국정수행 평가는 다르지 않다. 수직 하락중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부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내부분란이 부른 총체적인 상황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다.

 

신승에 가까운 대선과 압승에 가까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함께 만든 국민의힘은 선거뒤 자중지란에 빠졌다. 대선과 지선이 끝나자마자 이준석 당 대표를 성상납 의혹을 문제삼아 윤리위원회에서 6개월 당무정지를 시키더니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지 한 달도 안 돼 최고위원들의 줄 사퇴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윤핵관으로 지칭되는 친윤계를 향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 비난했던 이 대표는 지난 31일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 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자들의 우선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개혁도 아니고, 정치혁신도 아니다”라며 장외에서 자신이 대표했던 국민의힘에 대해 자해에 가까운 거친 독설을 쏟아냈다. 토사구팽에 이은 양두구육으로 정치판에 토끼와 사냥개에서 양과 개를 소환했다. 국민의힘이 당내 원색적인 권력투쟁 소용돌이에 돌입한 모습이다.

 

대선과 지선 파티를 즐겨도 아까운 시간에 정부는 정부대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도 여론을 등지려고 경쟁하는 모습이다. 선거 승리라는 공산을 했으면서도 나누는 공식에서 출범초기부터 파열음의 연속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정부 쪽에서는 윤 대통령이 검사시절 측근들을 핵심 보직에 철벽처럼 전진배치시키고, 윤 정부를 뒷받침 해야할 집권 여당은 윤 대통령 핵심측근이라는 윤핵관 이라는 의원들로 호위병처럼 포진시킨데 대한 국민의 비판적 시선이 여론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 수행 평가에 대한 여론의 수직낙하는 비상 상황으로 봐야 한다. 낙하산을 펴지 않고는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이 잇따라 지적하고 있는데도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말만 반복해서 될 일이 아니다. 국민은 계속해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고 있지 않는가. 국민의 지적을 수정하고 바로잡지 않는 한 세월이 약이 될 수는 없다. 여론을 반전시키지 않는 한 세월은 독이 될 수 있다.

 

벌써부터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외신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이상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여러 분위기를 감안한 지적이라는 점에서 경고음으로 삼아야 한다. 일부 미국 매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미 안보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의 지적부터 전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블룸버그까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7일 "윤 정부는 물가급등과 코로나 같은 실질적인 문제와 싸우는 것과 반대로 불필요한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최근 행정안전부내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소개하며 대통령이 경찰관들과 싸우고 있다(battles with cops)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장관 인사 문제, 노동계 파업, 여야관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자격정지 사태, 권성동 직무대행과 윤 대통령간 문자 파동 등을 열거하며 "윤 대통령이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으면 미국과의 관계 회복, 한국의 국제적 위상 증진 등을 위해 윤 대통령이 해온 진전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매체들마저 국내 여론을 들먹이며 윤 대통령을 짐으로 여겨야 한다는 지적은 취임이후 공들인 대미외교마저 동력을 잃을 수 있다. 여론의 국정 수행 평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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