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대통령, 여론은 국민의 뜻임을 직시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등 여론조사 기관의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여론에서 부정 평가가 이어지면서 긍정 평가보다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은 부정평가 요인으로 ‘인사’를 꼽고 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윤석열 정부와 함께할 장차관 인선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여론이 함께 일할 장차관을 부정적으로 본다면 국정의 동력을 결집하는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제 겨우 취임 2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인사 문제로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50%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은 실력과 능력 있는 사람을 발탁하겠다는 구상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데드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현상)를 보인다. (지지율 하락 이유가) 인사 문제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니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별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하지만 여론은 싫든 좋든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묻는다는 점에서 그냥 지나칠 사안이 아니다. 여론은 국민의 의중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여론을 통해서나마 국민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론 추이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여론 말고 다른 국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분위기를 살피고 눈치를 본다. 그게 여론이다. 하물며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의 여론도 이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긍정 여론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천군만마와 같은 우군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뭘 해도 되는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같이 일할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라는 점에서 실력과 능력 있는 사람 발탁 기준을 지금이라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아직 취임 허니문기간이라는 점에서 궤도 수정은 오히려 여론을 바꿀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인사 문제 말고도 헤쳐나가야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올해 들어 급변하고 있는 경제상황은 경제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할 만큼 심각한 국면이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에 이어 금융시장도 바닥을 헤아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반기까지 무역적자 폭이 103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은 설상가상이다. 상반기 누적 무역적자 규모로는 25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한다. 수출로 생존의 길을 찾았던 우리에게 빚내서 수출하는 격이다. 국민은 부동산 장벽을 넘어설 틈도 없이 이제는 복합 경제장벽에 직면해있다. 경제위기가 국민 모두에게 그물망처럼 덮치고 있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는 상황이다.

 

빵이라는 경제를 외면했던 역사적 정권은 영원할 수 없었다. 글로벌 공급망, 풀어놓은 돈이 물가와 금리 인상을 압박하면서 국민의 지갑을 가볍게 하고 있다. 일주일 단위로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평가하는 여론에서 의제는 가변적일 수 있다. 하지만 여론에서 수렴하지 못하는 민생의 위기는 대통령의 위기이기도 하다. 메모리반도체 강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에서 세계적인 시장 점유율 53%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의 TSMC를 추격하기 위해 최근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개시한 기업 현장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삼성이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이라고 한다. 무려 40여%의 시장 점유율 차이를 추격하기 위해 기술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현실이다. 추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술 격차이다. 다름아닌 능력과 실력이다. 지금 정부가 처해있는 현실과 다르지 않다. 여론이 무엇을 지적하는지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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