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18은 야만의 국가폭력을 멈추라는 시대정신이다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42년 전 오늘 1980년 5월 전두환 쿠데타 군부는 대한민국 최정예 부대인 공수부대를 광주에 투입해 민주화를 요구하는 광주시민을 헬기까지 동원에 무차별 사살했다. 이때 희생된 사망과 부상자는 4300여명에 이른다. 이를 빌미로 구속되거나 이후 고문 등으로 수천여명이 지금도 후유증을 앓고 있다. 그해 1980년은 국가의 폭력이 광주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신군부 군인들은 심지어는 깊은 산속 절에서 수행중인 스님들까지 닥치는 대로 끌고가 고문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국가는 사과와 책임자 처벌에 인색했다. 그마저도 마지 못해 했다. 국가가 국민을 학살하는 폭력을 저지르고도 국민을 폭도로 내몰고 북한군 개입으로 호도하는 세력을 비호하는 야만의 극치를 보여온 게 5·18 광주민주화 운동 흑역사의 흔적들이다.

 

오늘로 42주년을 맞이하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 그리고 대통령실 수석들까지 특별 열차편으로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그 열차편에는 광주 5·18을 부정했던 인사들까지 윤 대통령의 참여 독려에 마지못해 참석했을 것이다. 격세지감이고 만시지탄이다. 야만의 국가 폭력에 희생된 이들에게 묵념을 할 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묵념을 했으니 말이다.

 

그 자리는 매년 돌아오는 추념식 자리가 아니라 국가 폭력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의 자리여야 한다. 5·18을 상징적으로 노래한 ‘님을 위한 행진곡’ 노래를 두고 금지곡에서 합창이냐 제창이냐 놓고도 정권에 따라 수십 년의 공방을 이어오다 다함께 같이 부르는 제창으로 겨우 통합되는 인색함을 보여왔다. 명백한 국가 폭력이 정당화 된 것은 그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과 단죄가 없이 그들이 대통령이 되고, 장관이 되고, 국가 요직을 지난 수십 년간 누렸기 때문이다. 성공한 쿠데타를 처벌할 수 없었던 그들만의 논리였다.

 

윤 대통령은 오늘 기념식에서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항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날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우리는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입니다. 그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입니다.”라고 기념사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오월의 정신은 지금도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입니다.”라고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이후 첫 국가지정기념식에 참석해 5·18 기념사는 했다. 야만의 국가 폭력까지 단죄했던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국민이 바라보는 윤 대통령 기념사는 달리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

 

5·18은 우리 근현대사에서 국가가 저지른 유혈 폭력사중 가장 최근에 해당한다. 그러고도 국가는 크고 작은 폭력을 휘둘러왔다. 윤 대통령이 지적한 “오월의 정신은 지금도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입니다.”라고 한 것처럼 국가 스스로도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 행위를 멈추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는 검사 출신 윤 정부 취임을 지켜보는 5·18 영령들의 바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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