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러, 우크라이나 침공...서방, 금융결제망 차단으로 러 목죄기

삼성 현대 엘지 등 국내기업 러시아 자금거래 올스톱 위기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주력무기인 미사일 유탄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 주요기업 150여 군데까지 떨어졌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외교역 10위국가인 러시아에 대한 국제은행간 결제망이 주말 사이에 차단위기 때문이다. 수출과 수입 모든 물량 대금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200여 개국 1만1000여개 은행들이 가입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와의 거래가 중단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단 한 푼의 돈도 러시아로 보낼 수도 받을 수도 없는 위기상황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주말인 지난 26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은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러시아를 국제금융체계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이 조치는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철군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미사일과 탱크 등을 앞세운 군사적 공격이었다면 미국 등 서방은 금융망 방어로 대응하는 ‘무기’냐 ‘금융’이냐의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우크라이나의 항전과 서방의 금융망 봉쇄에 러시아의 군사작전이 진퇴양란의 기로에 처했다고 볼 수 있다. 무기냐 빵이냐를 선택해야할 상황이다.

 

국제결제망 스위프트 봉쇄는 무기냐 빵이냐 선택지를 러시아에 던진 셈이다. 세계 200여개국가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자동 개입한 형국이라 할 수 있다. 무기로 죽느냐 굶어 죽느냐의 시간과의 전쟁에 직면한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교역규모 비중이 큰 국내 기업은 당장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지난 1980년대부터 펼친 북방정책이 직접 교전국이 아닌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동구권과의 정치적 수교이후 경제 쪽으로 보폭을 확대한 지난 30여년이 다시 정치적 이해관계로 우리 기업들이 때아닌 복병을 만났다고 볼 수 있다.

 

지리적으로 먼 나라라고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우리 북방경제의 중심축인 러시아가 벌인 전쟁 여파가 고스란히 우리에게 발등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 국가로 세계 6-7위 국가라는 점에서 지구 곳곳의 나라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그 한 축이 러시아이고 러시아를 포함한 북방지역 국가들이다.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두 국가 간 전쟁이 몰고온 위기가 국제금융망에서 불거진 것이다. 국제금융망에서 자금이동은 실시간으로 24시간 실핏줄처럼 흐르고 있다. 이 흐름이 막히면 동맥에 이상이 오는 이치다. 수출입 차질이다. 가뜩이나 무역적자 3개월째를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끊임없이 국가의 위기 대응능력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와 외교도 국민과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군사적 위기도 결국 경제적 위기와 맞물린다는 것을 러시아 사태가 보여주고 있다. 현 위기의 주체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즉각 철군하는 데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하겠지만 장기화에 대응한 국가의 위기관리도 주문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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