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올 여름의 기록적 폭염은 사람에게 해로운 곤충에도 영향을 미쳤다.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로 모기 활동이 위축되면서, 7월 하순~8월 초 전국 채집 모기가 한 달 새 약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흔히 여름을 ‘모기의 계절’로 생각하기 쉽지만, 모기는 극심한 더위에 매우 약한 곤충이다. 다만 모기는 25~30도에서는 활발하게 활동해 초가을에 접어들면 다시 늘 것으로 보인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낮 최고기온이 34.9~38도에 달했던 지난주(2~8일) 서울 시내 55곳에 설치된 모기 측정기에서 채집된 모기는 총 1만 898마리였다. 하루 평균 1557마리로, 폭염과 열대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인 지난달 12~18일 채집량보다 32%나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 감소했다. 모기는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더워지면 활동성이 떨어지고, 35도 이상에서는 서식지인 물웅덩이가 말라붙어 생존과 번식이 어려워진다. 실제로 한반도 온난화는 모기 개체 수를 줄였다. 서울에서 최근 5년간 채집된 모기(6월 1일~8월 8일)는 연평균 14만 마리 정도로, 이전 5년(2017~2021년) 평균보다 40%나 줄었다.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한낮의 아스팔트 도로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사진이 언론 1면을 장식한다. 건물 사이 좁은 골목에서는 숨이 턱 막힐 정도의 열기가 느껴진다. 밤이 되면 도시민들은 강가나 고가도로 아래에서 열대야를 피한다. 한여름 한국의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기후변화로 한반도 자체가 뜨거워지고 있는 데다 도시의 구조가 그 더위를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인구와 건물이 집중된 대도시에서는 ‘도시 열섬(Urban Heat Island)’ 현상이 폭염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2016~2025년)의 폭염은 과거 10년(1973~1982년)보다 전국적으로 10~30일가량 일찍 시작하고, 종료 시점도 약 10일 늦어졌다. 서울의 폭염 시작일은 과거 10년 평균 7월 19일에서 최근 10년에는 6월 24일로 무려 25일 빨라졌다. 폭염이 이제 ‘한여름의 짧은 사건’이 아니라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이어지는 장기적인 재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만든 ‘거대한 가열판’ 도시가 주변보다 뜨거워지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열섬 현상이다. 말 그대로 도시가 주변보다 뜨거운 하나의 ‘섬’처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11일 0시를 막 넘긴 시간, 경기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위험물질 보관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창고 내부에는 190만 리터가 넘는 인화성 화학물질이 보관돼 있어 대형 재난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소방청은 오전 3시 39분을 기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발령 즉시 경기도 인근의 충남·세종·충북·대전 등 인근 4개 시·도 소방본부의 물탱크차와 화학차 등이 투입돼 경기도 소방당국과 공동 진화 작업을 벌였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았고 불길도 9시간 만에 잡혔다. 소방력 총동원의 근거인 ‘국가소방동원령’은 특정 시도의 소방력만으로 화재 등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거나 국가 차원에서 소방력을 재난 현장에 동원할 필요가 인정될 때 소방청장이 발령하는 것이다. 법적 근거는 ‘소방기본법’ 제11조의2와 소방청 훈령인 ‘국가 소방 동원에 관한 규정’이다. 2019년 4월 강원도 대형 산불 이후 만들어졌다. 동원 규모 및 장비에 따라 1~3호로 규모가 다르다. 현행 규정상 소방청장은 두 가지 경우에 동원령을 발령할 수 있다. ‘재난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고, 해당 시·도의 소방력만으로 대응하기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한 해에 차량 화재는 얼마나 발생할까. 약 3000건 정도가 발생하며 여름철에 집중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소방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작년까지 발생한 차량 화재는 총 1만 8417건이다. 130명이 숨지고 769명이 다쳤다. 재산 피해는 1911억 정도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3493건에서 2022년 3640건, 2023년 3665건, 2024년 3813건, 작년 3806건으로 약간의 증가세다. 월별로는 7월(1752건·9.5%)과 8월(1699건·9.2%)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으로 엔진 온도가 쉽게 높아지는 데다가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하면서 엔진에 무리가 가 화재 위험이 크다. 차량화재 원인은 엔진 과열, 윤활유 부족, 부품 마찰, 연료계통 이상 등 기계적 요인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전기적 요인, 부주의, 교통사고 순이다. 소방청은 차량 화재를 예방하려면 장거리 운행 전 냉각수와 엔진오일 상태를 점검하고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차량 내부 온도 상승에 취약한 보조배터리와 라이터 등 인화성 물품을 방치하지 말아야 하며, 엔진 과열을 막기 위해 휴게소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화재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층 아파트나 건물에서 불이 나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계단보다 훨씬 빨리 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평소라면 당연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화재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소방당국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위험은 정전과 고립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건물의 전원이 차단되거나 전기설비가 손상될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운행 중 갑자기 멈추면 승객은 층과 층 사이에 갇히게 된다.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연기가 유입된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엘리베이터가 화재가 발생한 층에 멈출 가능성이다. 화재가 난 층의 복도에는 이미 뜨거운 연기와 유독가스가 퍼져 있을 수 있다. 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승객이 순식간에 위험한 공간에 노출될 수 있다. 엘리베이터 승강로를 통해 연기가 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건물 내부의 수직 공간은 연기가 이동하는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재가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이건 가상의 시나리오다) 새벽 2시 30분. 경기도의 한 대형 제조공장은 평소처럼 야간 생산이 한창이다. 수십 대의 산업용 로봇이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고 있고, 자율주행 운반로봇은 생산라인과 창고를 오가며 부품을 실어 나르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중앙관제실 모니터에 경고창이 떴다. “생산설비 통신 오류 발생.” 몇 초 뒤 일부 생산라인이 멈췄다. 이어 로봇 두 대가 비정상적인 경로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비상정지 버튼이 눌리면서 공장 전체가 긴급 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다행히 실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원인을 조사하던 담당자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침입한 악성 프로그램이 생산설비 제어망에 접근했던 것이다. 공장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말했다. “예전에는 산업안전이라고 하면 기계에 손이 끼이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컴퓨터 화면 속에서 시작된 공격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공장은 이제 거대한 컴퓨터가 됐다. 과거의 공장은 비교적 단순했다. 기계는 기계대로 움직였고, 작업자는 현장에서 직접 설비를 조작했다. 하지만 스마트공장은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6일 오전 10시 40분께 경기 평택시 평택제천고속도로 평택 방향 송탄교 인근에서 A씨가 몰던 1톤 화물차의 오른쪽 뒷바퀴 타이어가 터졌다. 이 사고로 차량이 중심을 잃으면서 적재함에 실려있던 파이프 등 플라스틱 건설 자재가 도로에 쏟아졌다.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경찰이 편도 3차로 중 1~2차로를 통제하고 수습하느라 1시간가량 정체가 이어졌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4시 18분께는 이천시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이천IC 인근에서 B씨 가 몰던 화물차의 운전석 쪽 앞바퀴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가 났다. B씨가 즉시 갓길로 방향을 틀어 차량을 세우면서 2차 사고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화물차 타이어는 노후한 경우가 많아 무더위에 달궈진 고속도로 아스팔트의 고온에 취약하다. 운행 중 타이어 파열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여름철 타이어 공기압 점검 등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폭염 속 타이어, 왜 터질까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자동차도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고속으로 달리던 차량의 타이어가 갑자기 파열되는 ‘블로우아웃(Blowout)’ 사고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1995년 7월, 미국 시카고를 강타한 폭염은 기상 재해를 넘어 폭염이 ‘사회적 참사’로 기록된 처음이자 대표적 사건이다. 1995년 7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미국 대도시 시카고는 불과 나흘 만에 도시 전체가 재난에 빠졌다. 낮 기온은 41도까지 치솟았고, 습도는 90%에 육박했다. 체감 온도는 52도를 넘었다. 단 며칠 사이에 73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시신이 너무 많아 영안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냉동 트럭이 임시 시신 보관소로 동원됐다. 이는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폭염 재난(1995 Chicago heat wave)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시카고 폭염...독신, 저소득층, 노인이 가장 많이 희생 시카고 폭염에서 가장 특별한 점은 사망자 대다수가 특정 계층의 시민들이었다는 사실이었다 “폭염이 아니라 사회적 고립이 사람을 죽였다.” 시카고 폭염을 연구한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저서 ‘열파(Heat Wave)’에서 이 참사를 ‘사회적 부검(Social Autopsy)’해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당시 사망자 대부분은 65세 이상 노인이었고 흑인과 저소득층이 밀집한 남부와 서부 지역에 집중됐다.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이재명 대통령 : “(작업) 2시간에 (휴식) 20분. 그건 부탁 아니라 의무 아니에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 “2시간에 20분은 시행규칙으로 정했고 (체감온도) 38도부터 (긴급작업 제외 모든 옥외작업 중지는)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중대경보가 처음으로 도입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기록적인 폭염에 대한 정부 부처 대책들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현 상황을 국가재난사태로 보고 국민 삶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필요한 조치들을 빠르고 빈틈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5월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온열환자가 2000명에 가깝고 사망자도 16명에 이르는 등 상황이 매우 위중하다. 돼지·닭 등 가축과 양식 어류의 집단폐사, 농작물 피해 같은 재산손실 또한 매우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더 큰 문제는 기상 이변으로 극한적인 날씨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며 “쪽방촌 주민과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지원책을 한번 더 세심하게 살피고, 옥외 작업장과 밀폐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안전 관리 역시 꼼꼼하게 챙겨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점심때 철근을 잡으면 장갑 위로도 뜨거움이 느껴집니다. 손이 데일 정도예요. 그래도 공사는 멈출 수 없습니다.” “쓰러질 것 같아도 참고 합니다. 쉬면 그날 일당이 줄어드니까요.”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만난 노동자들의 말이다. 연일 38~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는데도 건설현장, 물류센터, 택배, 도로공사, 농어업 현장에서는 수많은 노동자가 불볕 야외에서 일하며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 폭염으로 발생하는 온열질환은 단순한 탈진이 아니다.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뇌 기능이 손상되는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열사병은 응급치료가 늦어질 경우 사망 위험도 높다. 산업안전 전문가들은 “추락사고와 마찬가지로 폭염도 산업재해”라고 강조한다. 더위로 집중력이 떨어지면 실수와 사고가 늘어난다. 실제로 폭염 기간에는 건설현장 추락사고, 장비 충돌, 교통사고 발생률도 증가한다. 문제는 폭염이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인식이 되고 있어도 노동현장의 기준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과연 사람은 몇 도까지 일할 수 있을까. 그리고 국가는 폭염에서 일하는 야외 근로자를 어디까지 보호해야 할까. ◇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