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재난..안전에 혁신 없다, 기본·원칙 지켜야" <본보 포럼>

본보·재난안전위기관리協·한성大, 복합재난 관리방안 포럼 개최
<커지는 복합재난, 그 관리방안을 논하다>주제로 13일 열려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장서희 기자 | "안전에는 혁신이 없습니다. 오직 기본과 원칙만 있을 뿐입니다." 지난 2021년까지 5년간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안전은 (노동자의) 권리입니다'를 슬로건을 내걸고 안전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꾼 박두용 한성대 교수.

 

박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 돈암동 한성대에서 본보와 (사)재난안전위기관리협회가 한성대학교와 함께, '커지는 복합재난, 그 관리방안을 논하다'라는 주제의 안전포럼 기조 발표에서 안전의 중요성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현대사회는 신기술을 통해 급격하게 발전하는 과정에서 위험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사회가 됐다"며 "이 과정에서 이제 안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고, 또 다른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과 사회가 위험을 취하도록 허(許)하는 대신 국가와 정부가 그 위험관리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사회가 발전 과정에서 대형화, 복합화, 집적화, 고도화가 됐고, 이 연장선 상에서 노후화가 함께 진행되면서, 이제는 (자연재난이 사회 혹은 기술 재난으로 이어지는) 복합재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소득이 매우 빠르게 늘고, 이제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까지 높아짐에 따라 국민들의 안전 요구수준은 3만달러 수준의 눈높이에 와있다"며 "예전보다 안전이 조금 개선됐다고 해서 과거 소득 수준 때와 비교한다면 국민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복합재난 증가와 관련한 대응대비에 대해서는 "정부와 최고 리더인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콘트롤(관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재난안전관리를 위해서는 '재난을 콘트롤할 것이 아니라, 정부를 콘트롤하는 게 효율적 대응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재난 발생시 각 지자체와 부처 등이 서로 어떤 일을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양이 아니라, 최고책임자가 각각 임무부여를 확실히 하고 평소 이를 통해 연습한다며 재난대응 효율성이 가장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일례로 여름 태풍과 홍수에 대비해서 미리 각 부처와 지자체에 어떻게 관리할지를 한 장 짜리로 상부에 보고해달라고만 해도, 그 보고 준비를 위해 현장 배수로 청소 등이 미리미리 이뤄지고, 각종 점검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여름철 홍수 피해가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김성제 건국대 겸임교수(인천119특수대응단)는 <재난위험시대 사회안전과 리질리언스전략>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복합재난이 일반화되는 사회로 진입했으며, 국제적인 위기요인 중 가장 부각되는 것은 기상이변이자 재난"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사회에는 새로운 위험요소가 지속 증가하고, 기후변화와 함께, 도시화, 고령화, 기술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자연재난으로 사회 전체가 재난 상황에 빠지는 복합재난 대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종대형복합재난은 발생빈도는 낮지만 피해가 크고, 불확실성은 높지만 예측 가능성이 낮아 사전예방과 사후대응이 매우 곤란하다"며 "이러한 재난 대응 과정에서의 엄청난 물리적,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흡수하고 신속하게 평상시 상태로 회복하는 리질리언스(resilience) 전략이 매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연사의 발제 이후 박기수 교수(한성대)가 좌장을 맡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이인영 전 강북보건소장은 "복합재난은 결국 우리 인간 건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전시설 건설 등에 필수적으로 건강영향평가를 실시해 추가적인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권대윤 전 충북소방본부장은 "재난사고는 지휘를 누가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이며, 단순사고든 복합재난이든  현장에서 지휘하고, 이후 보고해야 한다"며 "소방, 경찰, 보건 등이 통합적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평시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환 전 경찰대 경찰학과장은 "박두용 교수가 발제에서 이야기했듯, 복합재난은 앞으로 우리 세대가 모두 발행하다고 여길 정도로 많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서 "경찰, 소방, 보건 등 여러 분야에서 서로 각자 임무를 정확히 할 수 있도록 재난전문가가 일사분란하게 현장 지휘를 하도록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박기수 교수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최근 출판된 유발 하라리의 <멈출 수 없는 우리>(unstoppable us)의 책을 인용해 "우리는 인간은 외적으로 지구에서 오랜 세월 가장 무서운 힘을 가진 존재로 부상했고, 내재적으로는 그간 역사 발전에서 더 많이 가지려는 니즈라는 힘을 소유한 만큼, 갈수록 더 발전하고 그 과정에서 복합재난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돌이킬 수 없는 재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복합재난 대응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  발제에 앞서 최천근 한성대 행정대학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성대가 사회안전학과를 개설한 것이 재난안전분야 발전에 다양한 기여를 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이번 포럼이 매우 뜻깊은 자리"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찬석 재난안전위기관리협회장(청주대 인문사회대학장)은 축사를 통해 "태풍에 따른 포스코 침수, 산불로 인한 울진 원전 위협 등 복합재난의 일상화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포럼이 복합재난에 대한 대응대비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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