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오늘부터 오는 3월 8일까지 제 20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들의 공식 선거운동이 22일간 펼쳐진다. 후보로 나선 이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등록과 함께 집권 시 실현하겠다는 10대 공약도 제출했다. 10대 공약은 수많은 공약중 우선 순위 10위내의 공약이라는 점에서 후보간 차별성과 실현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지와 같다. 본인이 국민에게 시험지를 이렇게 풀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다 풀면 100점이겠지만 시험지 내용을 살펴보니 도저히 풀 수 없는 내용들도 눈에 띈다. 공약대로 하려면 세금을 지금보다 더 걷고 재정적자를 더 늘리자는 이야기나 다름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종합부동산세도 덩달아 급증하는 바람에 초과세수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특수를 누렸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추경에 함몰됐고 그것도 모자라 국채발행까지 동원하는 바람에 국가채무 1000조원시대를 맞이했다.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보면 지난 5년의 국가채무 속도와 증가폭은 세발의 피와 같다. 기존의 없는 항목을 추가해서 고정항목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빼도 박도 못하는 재정지출이라는 점에서 부채항목을 추가로 신설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재정분야만 그렇다.
정작 경제를 도약시키는데 앞장서는 기업을 옥죄는 규제 철폐 공약에는 인색하면서도 검찰권을 강화하는 검찰발 규제는 더 강화하겠다는 부분도 시대를 역행하는 공약처럼 보인다. 권력기관간 독주와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해 현 정부에서 지난 수십 년간의 묶혔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무력화시키는 한편 검찰이 누구로부터도 통제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사법공약은 취기어린 빈말처럼 보인다. 현행 여대야소에서는 당장 실현 불가능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규제철폐와 규제신설은 행정부가 아닌 입법부인 국회 몫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규제를 없애는 것 대신 있는 규제는 그대로 두고 툭하면 규제를 늘리는데 익숙해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아우성이다. 있는 규제만이라도 없애달라고 하지만 요지부동이다. 규제 하나를 만들면 기존 규제 두 개를 없애는 미국식 규제혁신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은 없어 보인다. 두루뭉술 말만인 규제혁신뿐이다.
후보들이 내건 10공약은 집권 시 국정방향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약을 보면 앞으로 5년간 뭔 일을 벌일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따져보면 실현 가능성을 가릴 수 있는 옥석을 가릴 수 있다. 옥과 돌은 그 쓰임새가 다르다는 점에서 반드시 가려서 선택해야 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이어 지난 13일 영국의 더타임스 일요일판 선데이타임스마저 “한국에서 진행 중인 비호감 후보들의 선거는 한국 민주화 이후 35년 역사상 가장 역겹다(most distasteful)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혹평했다고 한다.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추문과 말싸움, 모욕으로 점철된 역대 최악의 선거”라고 일갈했다. 정치가 한국의 국격을 끌어올리지는 못할망정 기업과 문화 그리고 예술분야에서 쌓은 이미지를 끌어내려서는 안 될 대선 레이스이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기간 공약만이라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