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는 환경문제와 관련한 매우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헌재는 “2030년 이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탄소중립기본법이 미래 세대의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것이다.
판결 내용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앞으로 25년간 15억 톤 이상의 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약 500개의 석탄화력발전소가 1년 동안 내뿜는 배출량과 맞먹는 규모다.
이 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김보림(33) 활동가가 주도한 ‘청소년기후행동’이다.
이 단체는 6년 전인 2020년 3월 “정부의 부실한 기후 대응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기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런 소송은 아시아 최초다.
이 판결의 영향으로 일본과 대만에서도 청소년이 주도하는 기후 소송이 잇따라 제기됐다.
현재 국회는 헌재 결정에 따라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설정하기 위한 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회는 헌재 결정을 이행하기 위한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현재 ‘공론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최근 350여 명 시민대표 가운데 77.9%가 “감축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적극적 의견을 냈다.
김보림 활동가가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일 기후 분야의 세계적 권위이자 ‘녹색 노벨상’으로 불리는 ‘골드먼 환경상’ 올해 아시아 지역 수상자로 결정됐다.
미국 골드먼 환경재단은 “김 활동가와 청소년기후행동(Youth 4 Climate Action)은 아시아 최초로 청소년 주도 기후 소송에서 승소하는 역사를 썼으며, 이는 아시아 기후변화 운동의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김씨는 “누구나 변화의 주체로서 존재할 수 있을 때 그 누구도 기후위기 속에서 위험의 가장자리로 밀려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수상 소감을 내놨다.
그레타 툰베리와 ‘미래를 위한 금요일’ 파업 등으로도 알려진 청소년 기후운동은 2018년 전 세계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청소년기후행동’ 역시 비슷한 시기에 시작됐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처음엔 정책 결정자들에게 변화를 호소하는 방식의 운동을 폈다. 그러나 구조적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선 국가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사법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여기게 되어 기후소송을 시작했다.
수상에 앞서 열린 비대면 간담회에서 김씨는 “애초 개인적 실천 차원의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았으나, 2018년 폭염을 계기로 구조적 문제의 해결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골드먼 환경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선사업가 부부인 리처드·로다 골드먼이 1989년 골드만 환경재단을 설립하고 1989년 ‘The Goldman Environmental Prize’를 제정했다.
해마다 전 세계 6개 지역에서 환경운동가 6명을 선정해 수여한다. ‘세계 최고 권위의 환경상’, ‘녹색 노벨상’ 등으로 불린다.
정치인이나 관료, 국가 지도자가 아닌, 환경보호 또는 환경의 질적 향상에 획기적인 노력을 한 풀뿌리 환경운동가를 대상으로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기타 도서국가)에서 각 한 명씩 뽑아 상을 수여한다.
지난 37년 동안 98개 국 출신 239명의 풀뿌리 활동가들이 수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5년 ‘환경파수꾼’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았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1991년 일본인 구로다 요이찌(黑田洋一)가 열대지역에서 목재를 수입한 일본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한 공로로, 1992년 인도의 마드하 파트커가 댐 건설에 반대한 공로로 수상한 바 있다.
대표적 수상자는 ‘그린벨트’ 운동의 창시자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브라질에서 삼림 벌채 반대 운동을 벌인 마리나 시우바(전 브라질 환경기후변화부 장관) 등이다.
선정된 사람들은 상금 7만5천 달러와 청동 조각상을 받는다. 청동 조각상은 꼬리를 물고 있는 뱀을 표현했다. 자연의 재생 능력을 상징하는 의미다.
시상식은 ‘지구의 주간’(Earth Week) 시작 날인 20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각 21일 오전 9시 30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