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충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난해 1월 20일 국내로 첫 유입된 이후 벌써 21개월이 흘렀다. 석 달만 있으면 만 2년이다. 지겹다. 보건당국의 방역 역량을 평가하기에 앞서, 국민들은 이제 너무나 피곤하다. 자영업자의 극단적 선택 소식에 마음은 타들어간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여 빨리 일상을 회복하진 않으면, 코로나 자체로 인한 보건학적 악영향보다 더 큰 보건사회경제학적 문제로 우리 사회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다. 너무 우울하다. 보건당국은 어여 빨리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갖고 일상을 회복해달라."
27일 국립중앙의료원(NMC, 원장 정기현)에 따르면, NMC는 최근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관련 질문을 국민들에게 했더니, 그 답의 주요 내용은 위와 같는 셈이다.
NMC의 국민인식조사는 코로나19 토착화 전망에 따른 의료대응 전략 수립의 근거를 마련하고, 공공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한 것이었고, 전국 1550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8월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진행했던 것이다.
먼저, 이번 인식조사에서 국민들은 일상회복에 대한 열망이 가장 컸고, 동시에 정부가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망과 비전을 제시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정상화 인식 근거로서는 마스크 벗기(30.6%), 자유로운 모임(13.7%), 여행(12.6%) 등으로 표시됐지만, 이런 것들이 모두 회복되지 않으면 정상화라할 수 없다는 비율도 상당한 정도(27.8%)에 이르렀다. '포스트 코로나'(pos-covid19) 상황보다는 '위드 코로나'(with-covid19) 추세를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해야 할 코로나19 이후 정책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서는 ‘감염병 대응 의료기관의 인력과 자원 확충, 체계 강화’에 대한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4.4%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자 등 방역정책에 따른 손실평가, 보상의 현실화’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86.1%에 이르러, 부족한 사회 의료안전망을 강화하여 개인에게 전가된 코로나19 사회적 비용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종식 관련한 질문에는 국민의 89.6%가 코로나19의 종식은 불가능하고 독감처럼 계속 백신을 맞고 관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방역전략의 단계적 전환에 있어 핵심적인 재택치료를 해야 한다는 응답이 73.3%, 고위험군 중심의 방역과 의료대응은 62.6%, 등교교육 필요성은 60.6%로 나왔다. 이 비중은 실제 코로나19 확진을 경험한 그룹에서 더욱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는 63.7%의 국민이 '중증으로 치닫는 등 건강상 우려'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생계 중단 등 경제적 피해(22.6%), 사회적 낙인과 고립(13.6%) 순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농·임·어업과 자영업, 그리고 학생 군이 가진 경제적 피해에 대한 우려 정도가 일반작업·사무기술·가정주부 등 타 직업군에 비해 크게 높았다.
또한, 2년째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정신적 불안과 우울의 경험 여부에 대해서 전 국민 3명 중 2명이 '경험있다'(67.1%)고 응답했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험 비율(74.8%)이 남성(59.7%)보다 크게 높은 것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과 불안의 이유에 대한 설문에서는 감염확산이나 신체적 활동 제한보다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막연함'(42.8%)으로부터 오는 정신적 고통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현 NMC 원장은 “이번 인식조사 결과를 토대로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국가 의료대응 전략은 국민과 환자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며 “NMC도 국민의 기대에 발맞춰 완전히 새로운 국가 보건의료체계 중추기관으로 거듭나고, 그 전제조건으로서 세계 최고수준의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