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돌기' 위급한 8세 소아당뇨 환자 청주서 인천으로

충북, 충남, 세종, 대전 병원 9곳 모두 소아 전문의 없다 거절
병상 부족하다는 이유로도 이송 거부...2시간 반만에 청주에서 인천으로
인천 인하대병원서 치료받고 현재 안정 되찾아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응급실의 뺑뺑이 돌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8세 소년 응급환자가 27일 2시간 반동안 헤매다 현재 살고 있는 청주에서 인천으로 이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응급실 뺑뺑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충북 청주에서 8세 소아당뇨 환자가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2시간 30분만에 인천으로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28일 충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4분께 청주시 서원구에서 "아들의 당수치가 높으니 도와달라"는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소아당뇨 환자인 A씨의 아들 B(8)군이 고혈당 증세로 인슐린 투여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확인,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물색했다. 하지만 충북은 물론 인근 충남, 세종, 대전지역 병원 9곳 모두 소아 전문의가 없거나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송을 거부했다.

 

수소문 끝에 B군은 자정을 넘겨 신고접수 2시간 30분 만에 청주에서 100㎞ 떨어진 인천 인하대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무사히 치료받은 B군은 현재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소방 관계자는 "응급상황 5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환자의 의식은 있는 상태였다"며 "당수치를 낮추는 처치를 하면서 최대한 빨리 이송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앞서 충북에선 지난 19일 '응급실 뺑뺑이'로 양수가 터진 20대 임신부가 2시간 만에 대전의 병원으로, 또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70대 폐렴 환자가 2시간 30분 만에 평택의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벌어진 바 있다.

 

응급환자들의 뺑뺑이 돌기는 우리나라 의료 현실이 얼마나 불안한 상태인가를 말해주고 있다. 의정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응급실 운영만은 차질없이 운영되도록 의정 모두 타협하고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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