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난안전뉴스 이용훈 기자 | 대한민국 대표 해운선사인 HMM(대표 최원혁)이 ESG 경영 강화와 함께 안전관리 체계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컨테이너, 벌크, 터미널 등 전 사업 부문에 ISO 45001 기반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위험물 운송지침과 협력사 안전교육도 대폭 확대했다.
지난 3월 취임한 40년 물류통으로 불리는 최원혁 대표도 김경배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안전 경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들어 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ESG 기반 해운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HMM의 안전 보건 경영 활동을 들여다봤다.
사업부문별 안전관리 및 중대재해 예방이 최우선
HMM은 주요 사업 부문인 컨테이너, 벌크, 터미널 각각에 특화된 안전·사고예방 대책을 시행 중이다. 컨테이너 부문에서는 2024년 중국 닝보(寧波)항 폭발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를 계기로 위험화물 관리가 대폭 강화됐다.
HMM은 해양유해화물 위험물리스트를 개정해 리튬배터리와 특정 과산화물 등 인화성 화물의 운송을 제한하고, 운송 가이드라인을 통해 화주들에게 위험물 운송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실제로 리튬배터리 충전식 중고품과 폐배터리는 통풍이 가능한 냉동 컨테이너로만 운송토록 하고 갑판 컨테이너나 내화성 용기에 따로 취급하는 등 단계별 안전조치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국제해사기구(IMO) 기준에 맞춘 해양 위험화물 리스트(ADR/IMDG 코드 기반)를 지속적으로 갱신하여, 사업장별·노선별 특성에 맞는 사고예방 수칙을 마련·공개하고 있다. 터미널 부문에서도 항만·물류 현장의 사고 위험이 동일하게 관리 대상이다. HMM 계열 터미널 사업체는 항만 크레인사고, 낙하물 위험 등을 고려해 정기 점검과 비상매뉴얼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전사적 안전관리 범위는 ‘선박·사업장·근로자·협력사’로 명시되어 있어, 벌크 선박의 화물 작업이나 창고·하역 작업장 등 모든 분야에 ISO 45001 기반의 안전관리 체계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HMM 벌크선 부문은 대형 선박의 화물 적재·하역 과정에서의 균형·하중 관리를 엄격히 하고, 협력사 직원들에게도 보안·안전 교육을 정기 실시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안전보건경영 시스템 및 국제인증으로 안전 담보
HMM은 그간 조직 전반의 안전·보건 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국제표준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을 구축했다. HMM은 ISO 인증 요구사항에 따라 안전보건 매뉴얼을 마련하고 작업별 위험성 평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 내부 심사 등을 수행하여 사업장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해왔다.
지난 2022년에는 산업안전법과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보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보건관리자·안전관리자를 채용하며 안전 전문성을 보강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23년 기준 사업장 중 95.8%가 ISO 45001 인증을 획득했으며, 위험성 평가 역시 95.8%의 사업장에서 완료하여 체계적 안전관리 기반을 완성했다.
ESG 경영 성과... 지속가능경영의 필수 조건

HMM은 환경(Enviroment) 분야에서 친환경 선박 도입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HMM 그린(HMM Green)'을 도입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탄소저감 경쟁력을 강화했다. HMM은 2022년 친환경설비 전문기업 파나시아와 선박 탑재형 탄소 포집 연구개발 MOU를 체결했다.
이 연구를 통해 선박 운항 중 배출되는 CO₂를 포집하고 저감하는 기술을 검증하여, 미래형 친환경 선박 솔루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기존 선박의 배기가스 세정 장치 설비 강화, 항만 저속 운항 정책(GHG 인덱스 준수) 참여 등 다양한 탄소중립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HMM는 지난달 30일 바다의 날(5월 31일)을 맞아 거잠포해변 정화활동을 실시했다. HMM 임직원과 해양경찰 등 30여명은 지난달 30일 인천시 영종도 거잠포해변에서 폐플라스틱, 어업폐기물 등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주변 녹지공간을 정비하는 등 해양환경보호에 앞장섰다.
이날 정화활동에 참여한 HMM 직원은 “환경보호(Environment), 지역사회 공헌(Social), 글로벌 활동(Global) 등 세가지 방향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행사는 해운업의 주무대인 해양을 보호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HMM은 2023년부터 거잠포해변을 입양해 매년 2회 이상 정화활동을 진행해 왔다.
HMM의 사회(Social) 부문 성과는 인권·윤리경영 강화와 협력사 안전경영으로 이어진다. 회사는 국제표준 인권경영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2023년 2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하고 책임 있는 인권경영을 핵심 추진과제로 삼았다.
또한 반부패·윤리경영 체계를 고도화해 임직원·거래처 대상 정기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고객·거래처(협력사)까지 포함한 안전·위험관리 지침을 전파하는 등 안전한 공급망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HMM은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ESG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예컨대 글로벌 평가기관 서스테이널리틱스는 HMM에 ‘Low Risk’ 등급을 부여하며, 환경(배출 감축 등)과 지배구조(이사회 다양성·외부 감사 강화)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HMM 관계자는 “지속적인 ESG 경영 노력이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2030 중기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해 글로벌 톱티어 해운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지배구조(Governance) 부문에서도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했다. 2022년 발표한 지속가능경영 목표에 따라 HMM은 ESG 경영위원회 신설과 전담조직 정비, 그리고 경영진 참여의 ESG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했다. 이사회 전문성 확대와 주주·이해관계자 중심 위험관리 강화, 내부 감사기능 활성화 등도 지배구조 개선 과제로 설정했다. 이러한 기반 위에 HMM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 등 ESG 평가에서 연속적으로 높은 등급을 획득하며 책임경영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결국, HMM은 안전보건·환경·윤리·인권을 아우르는 ESG 경영체계를 본격화하며 글로벌 해운시장 내 지속가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사업장별 위험요소 차단은 물론, 선박 탄소 포집과 친환경 선박 도입 등 환경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중대재해 제로화와 ESG 가치 실현은 시대적 과제이자 기업의 생존전략”이라며, 안전문화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대형 재해가 반복되는 물류·항만 산업 구조 속에서, HMM의 선제적 안전 리더십이 올해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