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에 앞서 로이터통신과의 단독 인터뷰가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관망세에서 조건을 전제로 살상 무기 지원을 시사했고,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라고 나서자 러시아와 중국은 연이틀 발언 수위를 높여가며 항의에 나섰다. 러시아는 “전쟁 개입(러시아 대통령실)”이자 “공개적인 적대행위(외무부 대변인)”라며 이틀째 반발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지난 30년간 건설적으로 발전해온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를 망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최신 무기를 북한에 제공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까지 풍겼다. 중국도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중국은 대변인 입도 성이 안 풀렸는지 친강 외교부장까지 나섰다. 친강 외교부장은 21일 "타이완 문제로 불장난하는 자들은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라고 경고했다. 친강 부장은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중국식 현대화와 세계'라는 주제의 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이 무력이나 협박으로 타이완 해협의 현상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시도한다'라는 등의 언급을 듣는다"라며 "최소한의 국제 상식과 역사 정의에 위배되고, 논리는 황당하며 결과는 위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분히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타이완 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한 대목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러우 전쟁도, 대만 문제도 양국으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문제다. 이 때문에 양국이 연이틀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고 발언 수위도 거칠다. 중러 양국의 거친 입은 지난 1992년 어렵사리 연 북방외교의 축을 뒤흔드는 분위기다.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와 공식 수교 관계를 맺은 이후 우리 외교와 경제는 동서 간 균형과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다. 외교적으로는 남북 긴장을 해소하는데 양국의 보이지 않는 지원을 얻어냈고 경제적으로는 지난 30년간 무역흑자의 일등 국가였다. 한국은 중국과의 교류로 8000억달러 규모의 누적 흑자를 누렸고, 러시아와도 주요 교역대상국으로 함께 해왔다. 북방외교가 우리 경제에 미친 결과였다. 경제적으로는 떼려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로 발전해왔다. 중국의 경우 우리 전체 수출의 25%까지 차지할 정도로 양국의 교역은 긴밀했다. 오죽했으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교역 규모는 미국 일본 유럽을 합친 규모보다 더 큰 교역을 중국과 러시아와 하고 있다. 국가가 연 길을 기업들이 성과를 내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스스로 국익을 위한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한 처지에서 이번 인터뷰 파장은 현지 기업뿐만 아니라 교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국빈 방문에도 우리가 얻고자 하는 답은 없어 보이는 판국에 지난 30년간 공들여온 북방외교마저 금을 갈라놓는 듯한 발언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를 두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 연구원 자격으로 가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첫째, 한국은 분단국가다. 그래서 평화가 절대로 필요하다. 평화가 깨지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다. 동맹으로서 신뢰를 유지하고, 공유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동맹은 상호인정과 존중을 전제로 한다.”면서 “한국은 대륙과 해양을 잇는 반도국가다. 인접한 대륙 국가 중국, 러시아와도 건설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적대적으로 가면 안 된다.”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통상 국가다. 세계 200개국과의 무역으로 먹고산다. 어느 나라와도 잘 지낼 필요가 있다.”며 “한국은 이 네 가지의 숙명적 요구를 모두 이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어느 하나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