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사건사고의 참사 전후를 분석한 결과 보고서를 보면 결국 통신망 먹통이었다. 위기에 대응해야 할 실시간 소통체계가 먹통이다 보니 우왕좌왕이 결국 참사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지난해 10.29 이태원 압사 참사와 이어진 12.26 북한 무인기 서울 상공 침투 때도 이를 알려야 할 통신망이 문제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통신망은 그 옛날 봉화대부터 비둘기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반도체 칩이 내장된 초정밀 전자 시스템으로 구축돼 있었지만 먹통이었다. 10.29 이태원 압사 참사 때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 그랬고 12.26 북한 무인기의 수도 서울 상공 침투 때는 군 3대 통신망이 먹통이었다고 한다. 국민 소통창구인 카카오톡이 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이었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24시간 365일 멀쩡해야 할 특수통신망이 먹통이었다는 것은 그만큼 경계와 대응에 대한 불감증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침투 상황을 점검한 합동참모본부가 최근 상부에 보고한 검열 결과에 따르면, 전·후방 부대 정보 전파용 긴급 통신망인 방공부대의 고속지령대, 대응 작전 실행을 위한 고속상황전파체계, 실시간으로 북한 도발 정보를 분석·대응하는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가 상황 당시 먹통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최첨단 장비 대신 유선전화로 뒤늦게 상황을 전파하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전방과 지휘부, 각급 부대를 연결하는 통신망이 먹통이 돼 따로따로 대응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 전투체계 통신망이 불통이 되면 통합 작전 자체가 불가능해 통합 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고 한다. 이번에 보여준 그대로이다. 군 3대 통신망 체계가 먹통인 사이 북한 무인기는 임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초 단위 실시간 대응해야 할 군 통신시스템이 마치 삼국시대 봉화대에 불을 피워 연기를 내는 것보다도 못한 상황을 보는 듯하다.
징후가 이미 10.29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국가재난안전통신망에서 노출됐는데도 군은 이를 간과했다. 그 문제점을 눈여겨봤다면 군 전시 통신망도 점검했어야 했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은 국방, 경찰, 소방, 해경 등 재난 관련 333개 기관의 재난 안전 통신망을 통합한 전국 단일의 무선 통신망이었지만 참사 당일에 먹통이었다. 세계 최초였지만 먹통 또한 최초였다. 2개월 후 이번에는 군과 국가재난안전통신망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군은 자체 조사해서 보고한 상황이라 할 말이 없을 줄 안다. 이태원 참사는 159명의 사망자와 이상의 부상자를 남겼지만, 수도 서울 방공망을 무력화 시킨 북한 무인기 침투는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통신망 먹통이 부른 참사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군은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장군은 없고 요지부동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하기야 사람이 죽지 않았으니 가슴을 쓸어내렸을지 모른다. 이태원 압사 참사가 났는데도 지휘 책임의 최고 책임자들도 건재한데 군이 굳이 내가 책임지겠소 하고 손들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불감증과 무사안일이 반복되면 이후 닥칠 대형 참사와 재난은 불 보듯 뻔하다. 참사와 재난의 피해 몫은 고스란히 국민이다. 국민이 스스로 자위권을 확보하라는 징후가 아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