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충섭 기자 | 가천대 길병원(병장 김양우)이 도입 10년을 맞아, 무려 1500회 가량 출동한 가운데, 총 운항 거리가 지구 다섯 바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병원은 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와 함께 국내 최초로 운항을 시작한 응급의료 전용헬기 ‘닥터헬기’ 도입 10주년을 맞아, 앞으로도 시민건강의 지킴이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일 길병원과 인천시에 따르면, 닥터헬기는 2011년 9월 23일 응급이송이 어려운 도서산간지역 주민을 신속하게 이송하기 위해 첫 도입돼 운항을 시작했다. 응급수술이 가능할 정도의 전문장비와 의약품을 갖춰 환자를 즉각 치료할 수 있어 '날아다니는 작은 병원'이라고 부를 정도다.
닥터헬기는 10년 간(9월 7일 기준) 1475회 출동, 1500명의 환자를 처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1500명의 환자는 질환별로 중증외상 378명(25.2%), 급성뇌졸중 263명(17.6%), 급성관상동맥증후군 107명(7.1%), 기타 협심증, 심정지, 대동맥파열, 위장출혈, 호흡곤란, 등 중증응급질환자 752(50.1%)명이었다.
환자 성별은 남성이 954명(68%), 여성이 449명(32%)으로 남성 환자가 두 배 가량 많았다. 이는 산업현장 등 생계활동 중 사고를 당한 남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총 출동 횟수 1485회 중 섬 지역인 옹진군 출동이 626회(42.1%)로 가장 많았고, 강화군과 영종도 등 연륙도서 지역 환자는 270명(18.1%)이었다. 연륙도서를 포함한 섬 지역 출동이 전체 60% 이상으로 길병원 닥터헬기는 도서지역 주민을 위한 생명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과 가까운 충남권 등 타지역 이송 환자도 493건(33.1%)이었다.
인천 섬 가운데 가장 많이 출동한 지역은 대연평도(144회), 덕적도(136회) 순이었다.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는 2018년 2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후 약 3년여 동안 51회 출동했다. 백령도까지의 거리는 하늘길로 왕복 600km가 넘는 거리지만 닥터헬기로는 현장까지 약 70분 만에 의사가 현장에 도착할 수 있어 배를 타고 가는데 걸리는 시간(4시간)보다 획기적으로 빠르게 환자를 이송했다.
10년 간의 닥터헬기 운항거리를 합산하면 총 운항거리는 20만km였다. 이는 지구 다섯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로 이송 시간으로는 6만2000분, 약 1300시간에 이른다.
길병원 양혁준 응급의료센터장은 “닥터헬기가 국내 처음으로 인천에서 운항된 만큼 큰 책임감이 따랐지만 항공의료팀 모든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운영한 덕분에 많은 시민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양우 길병원장은 “도서지역 주민뿐 아니라 섬을 찾은 누구라도 응급상황 시 신속하게 닥터헬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닥터헬기는 인천과 서해안 시민 모두를 위한 최고의 응급 이송수단임에 틀림 없다”며 “권역책임의료기관인 길병원이 앞으로도 모범적으로 닥터헬기를 운영하며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남춘 인천시장은 응급의료 전용 닥터헬기 운항 10주년을 맞이해 가천대 길병원 내 위치한 닥터헬기 운항통제실을 방문해 의료진과 운영사인 헬리코리아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박남춘 시장은 “닥터헬기는 그동안 도서산간의 취약지 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생명의 소리, 닥터헬기’로서 앞으로도 인천 시민의 응급 상황에 신속 대응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