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불똥] <3>쓰레기봉투, 포장지 대란이 다가온다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나프타(Naphtha)는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일상생활을 떠받치는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다.

 

우리 일상 속 거의 모든 물건의 기초 원료가 나프타다. 나프타는 합성수지(플라스틱), 합성섬유(옷감), 비닐, 합성고무, 타이어, 도료, 접착제, 세정제, 화장품 등 제조에 필수적 원료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보이는 것 중에서 나무나 금속이 아닌 거의 모든 인공적인 물건은 나프타에서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프타는 원유를 증류할 때 가솔린(휘발유)과 등유 사이에서 추출되는 액체 상태의 기름이다. 미-이란 전쟁으로 원유 도입이 차질을 빚음에 따라 나프타도 당연히 수급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씨(53)는 최근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러온 손님을 돌려보냈다. 전날 한 묶음을 사갔는데 또다시 사러 온 손님이었다. 박씨는 구청에서 받은 사재기 방지 협조 공문을 보여주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일부 편의점에서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조에는 아직 큰 차질은 없지만 불안한 심리로 사재기를 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부분적 품귀 현상이 생겼다.

 

이미 서울 일부 지역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종량제 봉투 판매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은 곳이 생겨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쓰레기 종량제 봉투 구매 수량 제한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쓰레기 봉투 수급이 심상치 않자 품질 검수기간을 10일에서 단 하루로 대폭 단축해 빠른 공급을 유도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경쟁 절차 없이 직접 구매 가능한 한도(1억 원)도 한시적으로 해제하고, 지자체 간 재고가 충분한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물량을 재배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식품이나 위생용품을 포장할 때 필요한 비닐 포장재나 대체 포장재에 대한 규제도 완화한다.

 

그동안 당국은 업체가 비닐, 플라스틱 등 포장재를 쓸 때 광고 문구 같은 표시·기재 사항을 잉크로 새기도록 했다. 스티커는 쓰레기 추가 발생과 재활용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6개월 동안은 식품과 화장품 등에 비닐, 플라스틱 등 기존 포장재가 아닌 종이 박스 같은 대체 포장재를 사용할 경우 표시·기재 사항을 스티커로 부착하는 게 허용된다.

 

종이 박스 등에 표시·기재 사항을 잉크로 표기하려면 새로운 인쇄용 동판을 제작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드는 점을 고려했다.

 

스티커를 이용하면 업체는 비닐, 플라스틱 재고가 소진되더라도 대체 포장재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 제품인 합성수지 가격이 폭등하자 식품 포장지 값이 올라 식품업체도 비상이다. 전쟁 전보다 원재료 가격이 50% 안팎 상승하면서, 선금을 주지 않으면 포장지를 만들 때 쓰는 필름을 구할 수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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