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반드시 되새길 우리 아픔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43년 전인 1980년 5월 18일 오늘 계엄 당국은 대한민국 최정예 부대인 공수부대를 광주광역시에 대량 투입해 광주시민을 향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구타와 사살을 한 날이다. 계엄군에 소속된 공수부대의 그 무자비한 잔혹한 행위는 이에 맞선 시민군이 투항할 때까지 10여 일간 이어졌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 장소에 실탄을 장전하고 닥치는 대로 국민과 시민을 쏜 당시 상황을 우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명명했다. 당시 계엄 당국과 계엄군의 실질적인 배후자로 지목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79년 12월 12일 군사 반란과 5·18 광주학살 주범으로 지목돼 퇴임 후 각각 사형 선고를 받고 이후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여생을 누렸다. 하지만 그 책임자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국민과 시민을 구타하고 짓밟고 총을 쏜 군인들은 있었는데 누가 명령을 내렸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무도한 국가폭력에 맞서 민주·평화·인권을 지켜낸 국민과 시민의 상징이다. 지난 43년을 거쳐오는 동안 사법적 역사적 평가 속에 국가기념일로 제정됐고, 201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기록됐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국가폭력에 저항한 국민과 광주시민의 민주화운동이었다.

 

그 폭력의 주범으로 지목된 전두환 노태우 씨는 가고 없다. 가고 난 그 자리에 자식과 손자가 나서서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한다. 5·18때 총탄에 쓰러진 이들이 묻힌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사과하고 눈물을 흘리는 최소한의 예의를 표하고 있다.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 씨는 전두환 씨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엔 "간단하게 말하면 학살자이자 위선자"라며 "5·18 민주화운동 희생을 폄훼하고 왜곡함으로써 할아버지 본인의 과오가 조금이라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본인의 목숨과 삶이 소중한 만큼 국민들의 희생도 최소한 소중하다고 생각을 하고 희생을 기리는 행보가 이어져야 되는데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라는 가족을 대신해 때늦은 사과지만 광주 시민은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전우원씨를 만난 광주의 초등학생들은 전우원씨 사과에 대해 "아저씨가 잘못한 거 아니잖아요.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잘못한 것을 말하는 거예요!"라고 오히려 위로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다. 그렇다. 말 한마디로 5·18영령들을 위로할 순 없지만 그래도 후손들이 나서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저지른 과오를 참회하고 사과하는 모습은 통합으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여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부정하는 부정하는 세력들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통합의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전두환 씨의 부인이자 전우원씨의 친할머니인 이순자 씨는 최근 전우원씨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아무 데나 나서지 말고 자신에게 떨어진 일이나 잘 처리해라”고 한 바 있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극우 세력의 ‘가짜 뉴스’로 드러난 ‘북한군 5·18 개입설’을 주장한 김광동 씨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에 앉혔다. 윤 대통령은 5·18 관련 단체들이 임명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국민통합에 기여할 적임자”라며 임명을 강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망발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3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오월 정신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실천을 명령하고 있다"는 추념사를 했다. 이순자씨와 이광동씨가 아무말이나 할 수 있는 게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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