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지 않은 미국..한중일 등 7개국 환율관찰대상국으로 또 지정하다니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미국 재무부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하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7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에 또다시 지정했다. 한마디로 어의가 없다. 올해 환율, 즉 미국 달러화는 미국으로부터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타국 탓이라고 큰소리 치는 격이다.

 

환율관찰대상국이란 특정 국가가 자국의 외환시장에 달러화를 사거나 팔아 달러 값을 임의적으로 조절하는 소위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수출입시 자국의 상품 값을 유리하게 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는 감시대상 국가라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가 매년 4월과 10월에 발표하는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에 이를 명시해 의회에 제출한다.

 

올해 들어 환율이 널뛰기를 한 것은 각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해서 파생된 것이 아니라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려 각국 중앙은행이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였다. 쉽게 말해서 미국이 각국에게 외환시장에 개입하라고 강제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은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0%대에서 연 4%대로 끌어올려 미국 돈값을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죽어나는 건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독일 심지어는 영국까지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와 환율 폭등을 조정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그런 환율을 조정한 건 미국이었는데도 시치미를 뚝 떼고 7개국을 또다시 환율관찰대상국이라고 의회에 보고했다고 한다.

 

미국은 늘 이렇다. 자국 이익을 위해서는 타국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치도 없는 나라다. ‘인정 사정 볼 곳 없다’라는 영화 대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지구가 미국만을 위해 우주에 떠있는 건 아니다. 현재 지구라는 별에서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면 맏형답게 품어 안아야 큰 형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돈이 필요하면 거침없이 찍어낸다. 미국 달러화 이다. 한국의 한국은행과 같은 각국 중앙은행도 또 같은 종이로 자국의 화폐를 찍어내지만 오로지 미국 달러화만을 수출입 기축 통화로 강요하고 있다. 미국이 그 기축통화국이 아니었다면 미국은 멕시코보다 못사는 나라로 전락했을 것이다. 미국이 세계를 상대로 큰소리치는 이유는 바로 자국 화폐인 미국 달러화를 무기로 각국에게 으름장을 놓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전 세계 시장에 달러화의 변동성을 살펴보고 미국과의 교역 조건을 자국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타 국가가 자국의 외환시장에 개입하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 철저하게 미국 중심으로 유리하게 감시한다. 미국 재무장관은 종합무역법·교역촉진법에 따라 반기별로 주요 교역국에 대한 경제 및 환율 정책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150억 달러를 초과하는 대미 무역 흑자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초과하는 경상흑자국 ▷지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외환시장 개입(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12개월 중 8개월 이상 순매수) 등 3가지 요건에 해당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이 조건 중 2개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기준은 2019년 하반기부터 적용했다. 이전에는 지난 2015년 무역촉진법에 따라 ▷지난 1년 동안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2%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6개월 동안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는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따라 환율조작국과 환율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해 왔다. 이를 보면 미국을 상대로 흑자를 내는 국가에 흑자 폭을 더 낮춰서 조작국인지 관찰대상국인지에 대한 변수를 강화했다.

 

특히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 정부의 개발자금 지원과 공공 입찰에서 배제되고 국제통화기금(IMF)으로 하여금 감시하게 한다. 철저히 미국 중심으로 금융시장을 움직이겠다는 의도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보다 피보다 더 진한 건 돈이라는 것을 미국은 전 세계에게 일깨우고 있다. 미국이 특정 분야 말고 여타 산업분야에서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등은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미국은 돈줄을 쥐고 전 세계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수단으로 환율이라는 총을 겨누고 있다. 한국 금융당국은 미국의 이 같은 환율 문제 지적에 대해 분명하게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한국의 대미투자액이 매년 천문학적으로 늘어나서 이를 감당하기 위해 달러화 수요가 발생한 요소를 빼고 한국을 또다시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것을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넋놓고 당하는 건 바보짓이다.


기획·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