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10월이 중순으로 접어들었지만, 전국 곳곳에 이례적인 늦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은 29.6도를 기록해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19년 만에 가장 더운 10월 중순 날씨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서울의 10월 중순 최고기온은 1939년 10월 14일의 29.3도였다. 특히 서울 도봉구는 10일에 이어 이틀 연속 30도를 넘어 11일 오후 2시 반쯤에는 31.7도를 기록해 전국에서도 가장 더웠다. 서울의 공식 측정 기온은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에서 관측한 값이다. 도봉구의 31.7도는 지역별 기온을 재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 측정한 값이어서 두 수치에 차이가 있다. 11일 낮 최고기온은 평년에 비해 8도 정도 높은 수치다. 평년 10월 11일의 서울 한낮 기온은 21.7도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는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지역이 많았다. 전북 전주가 31.4도, 대전 30.2도, 충남 보령이 30.1도로 역시 이 지역 10월 중순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기상청은 동풍이 불고 낮 동안 햇볕이 더해지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기상청은 12일 저녁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그 어느해보다 올해 양식업계가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경남 남해안에서는 700만 마리에 가까운 양식어류와 100만 마리가 넘는 전복 등이 폐사하면서 피해액이 276억 원을 넘어섰다. 수온이 9월 들어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피해는 오히려 뒤늦게 늘고 있다. 고수온에 장기간 노출된 물고기의 생리적 스트레스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고수온이 더욱 자주, 오래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기존의 여름철 비상대응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제는 전면적인 양식 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남해안, 동해안 고수온 피해 경남 남해안의 피해 규모가 가장 심각하다. 경남도 집계에 따르면 9월 18일까지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는 697만8000마리, 전복은 143만8000마리, 멍게는 3695줄에 달했다. 재산 피해액은 모두 276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말부터 남해·하동·통영·거제·고성 등 5개 시·군의 425개 해상가두리와 육상양식장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2024년 659억2000만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8월 말에는 일부 남해안 해역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지난 8월 26일 네팔 북부 히말아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인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가 약 18억 달러(약 2조5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네팔 정부가 14일 1차 집계했다. 여기에 생산활동 중단과 각종 경제적 손실 등을 합친 손실액은 약 8억8300만 달러(약 1조2천억 원)로 추산됐다. 그러나 재난의 경제적 부담은 이보다 훨씬 크다. 네팔 정부는 피해지역을 정상화하고 재난에 견딜 수 있는 기반시설로 재건하는 데 총 47억8000만 달러(약 6조6천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단기 복구비는 5,767만 달러에 불과하고, 나머지 약 47억1000만 달러는 장기 재건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대홍수는 중국과 네팔 국경 인근에서 발생한 빙하·암석 붕괴가 대규모 물과 토석류를 일으키면서 시작됐다. 보테코시강을 따라 엄청난 양의 물과 진흙, 바위가 하류 지역을 휩쓸면서 라수와, 누와코트, 다딩 등에서 주택과 도로, 교량, 발전시설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 네팔 정부의 초기 조사에서 주택 7,570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완전히 파괴되거나 사람이 거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훼손됐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폭염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피해의 크기까지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쪽방촌 주민, 노숙인, 장애인, 만성질환자, 옥외노동자 등은 폭염에 훨씬 취약하다. 폭염은 단순한 기상현상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격차에 따라 피해가 달라지는 불평등한 ‘사회적 재난’이 돼가고 있다는 인식이 확대돼 가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전망은 기후위기와 폭염이 해가 갈수록 심해질 거라는 점이다. 따라서 폭염 대책의 목표도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폭염에 가장 취약한 사람을 먼저 찾아내고, 그들에게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하는 ‘차등적 보호’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정부도 이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2026년 정부의 여름철 폭염 대책은 폭염 취약계층을 신체적·경제적·사회적 취약성에 따라 세분화하고 맞춤형 안전관리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강화됐다. 취약 어르신에게는 폭염특보 때 생활지원사가 매일 한 차례 이상 안부를 확인하고,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는 에너지바우처와 찾아가는 에너지 복지서비스, 에어컨 설치·교체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취약사업장에는 이동식 에어컨 등을 지원하고 폭염 단계에 따른 작업중지 이행도 점검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세계 인구의 과반수가 밀집해 살아가는 도시는 폭염에 가장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도심의 열기는 해가 진 뒤에도 식을 줄 모른다. 아스팔트 도로와 아파트 단지, 고층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심지역은 여름철 낮 동안 거대한 태양열을 고스란히 흡수했다가 밤이 되면 은은하게 열을 방출한다. 이른바 ‘도시 열섬(Urban Heat Island, UHI)’ 현상이 도시 전체를 가마솥처럼 가두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자동차 매연과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인공열, 고층 빌딩에 의한 바람길 차단이 더해지면서 도시는 기후위기 시대의 가장 위험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도시 내 표면 열환경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여름철 한낮 아스팔트 도로의 표면 온도는 60도를 웃돌고, 콘크리트 건물 외벽 역시 50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환경부와 기상청의 최신 기후 통계에 따르면 도심 지역의 평균 기온은 인근 외곽 농촌 지역보다 평균 2~4℃ 높으며, 열대야 발생 빈도는 최대 3배 이상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밤이 되어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열 현상은 시민들의 수면 장애를 유발해 보건 비용 상승과 생산성 저하로 연결된다. 이런 현상은 도심의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지구 온난화가 초래한 폭염이 점차 거대한 '경제적 재난'으로 옮겨가고 있다. 실내외 작업장의 문을 닫게 히고,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노동자의 신체적 한계를 시험하며, 경제시스템을 흔든다. 그동안 기후변화가 가져올 경제적 영향을 논할 때는 주로 대형 태풍이나 가뭄, 대형 산불 등 눈에 보이는 물리적 파괴에 초점이 맞추어져왔다. 그러나 폭염은 소음 없이 조용히, 그러나 지독하게 국가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갉아먹는 ‘고요한 경제 파괴자’로 작용하고 있다. ◇야외 노동의 붕괴와 노동생산성 급락 폭염이 경제에 미치는 가장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타격은 노동생산성의 저하에서 시작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된 인간의 신체는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혈류량을 늘리고 심박수를 높인다. 이 과정에서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피로도가 누적되며, 심할 경우 열사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온열질환으로 이어진다. 특히 건설, 조선, 물류, 농업, 대중교통 운영 등 야외 작업이 주를 이루는 산업 영역은 폭염의 직격탄을 맞는다.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날씨에는 법정 휴게시간이 늘어나거나 아침·저녁으로 작업 시간이 제한된다. 이는 공일수(작업 가능 일수)의 감소로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빙하가 녹는 것을 막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분명하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진행되고 있는 빙하의 변화는 온실가스를 줄인다고 해서 당장 멈추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기후변화를 늦추는 노력과 동시에 빙하에 대한 예측과 감시, 조기경보의 능력이다. 이번 네팔 대홍수에서도 인공위성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고 전후의 위성사진을 비교하면 산의 지형이 어떻게 변했는지, 빙하의 어느 부분이 사라졌는지, 하천의 물길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인공위성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산지역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빙하의 면적이 줄어드는지, 이동속도가 빨라지는지, 빙하호가 커지는지, 산사면의 지형이 변하는지 등을 장기간 비교할 수 있다. 레이더 위성은 더욱 유용하다. 광학위성은 구름이 끼거나 밤이면 관측에 제약이 있지만 레이더를 이용하는 위성은 날씨와 시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지표의 미세한 움직임을 측정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지상에는 또 다른 감시망이 필요하다. 빙하호에는 수위계를 설치한다. 물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상승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인류에게 빙하는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거대한 안전망이었다. 눈이 내리면 저장하고, 여름이 되면 조금씩 물을 내보냈다. 하지만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이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빙하가 지나치게 빠르게 녹으면 처음에는 강물이 늘어난다. 그러나 빙하가 계속 줄어들면 결국 저장할 얼음 자체가 줄어든다. 처음에는 물이 너무 많아지고, 나중에는 물이 부족해지는 역설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빙하호, 산사태, 얼음사태, 토석류와 같은 새로운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 이번 네팔 참사는 바로 그 변화가 얼마나 폭발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산 정상의 얼음은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조용히 쌓여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한순간 무너지자 20㎞가 넘는 계곡을 따라 얼음과 암석, 물과 토사가 거대한 파괴의 흐름으로 변했다. 빙하가 녹으면 물이 늘어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진다. 지구온난화가 빙하를 녹이면 산악지역의 지형과 물의 흐름 자체가 바뀐다. 얼음이 사라진 자리에는 호수가 생기고, 얼음으로 눌려 있던 암반이 노출된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산사면의 안정성도 약해진다. 결국 빙하의 후퇴가 새로운 재난의 출발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의 가파른 암벽과 거대한 빙하는 왜 수천 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단순히 암석이 단단하고 기온이 낮기 때문만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얼음층인 ‘영구동토층'(permafrost)이 산속 깊은 곳에서 바위와 토양을 서로 붙잡아주는 일종의 자연 접착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이 접착제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구동토층의 얼음이 녹으면 바위 사이의 결합력이 떨어지고 경사면 내부에 물이 스며들면서 산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여기에 빙하가 그동안 받치고 있던 암벽까지 노출시키면 어느 순간 수백 만t의 얼음과 암석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대형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덮친 홍수 재앙도 이런 고산지대의 연쇄재난 위험을 다시 확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네팔 랑탕국립공원 랑탕리룽 북사면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가 거대한 토석류와 홍수를 촉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는 규모 5.2 지진에 해당할 정도였고, 얼음과 물, 암석이 뒤섞인 급류는 하천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어선 날, 에어컨을 켜는 순간부터 돈이 나가기 시작한다. 가정에서는 전기요금이 올라간다. 상점과 식당은 냉방비가 늘어난다. 공장은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다. 건설현장에서는 작업시간이 줄어든다. 택배기사와 배달노동자의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농민은 작물이 타들어가는 것을, 축산농가는 가축이 떼로 죽어나가는 것을, 어부는 고기가 둥둥 물위에 떠다니는 걸 바라본다. 병원 응급실에는 온열질환자가 몰린다. 폭염이 끝나도 비용은 끝나지 않는다. 농산물 생산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전력 수요 급증은 발전·송전망 투자 부담을 키운다. 노동생산성 저하는 기업의 생산량과 임금소득, 나아가 국가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준다. 폭염은 이제 단순히 ‘날씨’가 아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폭염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돈을 빼앗아가는 거대한 비용 발생 장치다. 문제는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이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타는 돈은 ‘노동생산성’ 폭염의 경제적 피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의외로 전기요금이나 농산물 피해가 아니다. 사람의 노동력이 떨어지는 데서 발생하는 손실이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