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유예지 기자 | 흔히 야외에서 근무하는 건설현장 근로자는 실내에서 일하는 작업자보다 독성물질 노출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미세먼지, 흙먼지 등이 심한 날에는 머리카락까지 하얗게 될 정도로 많은 먼지를 뒤집어 쓰고 일을 한다. 또한, 건설현장에서 다뤄지는 금속과 폴리우레탄 같은 물질을 다룰 때 발생하는 유독가스 등은 근로자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유해 물질이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까지 가져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연구결과에 나왔다.
24일 세이프티플러스헬스(Safety+Health)와 국내 산업계에 따르면, 독성 금속에 노출되는 건설근로자가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면 가족들이 간접적으로 해당 독극물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Boston University’s School of Public Health)과 하버드대학교 T.H. Chan 공중보건대학원(Harvard University’s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연구진은 최소 1명의 자녀를 둔 근로자 27명(건설업 종사자 21명)의 집을 방문해 먼지 샘플을 채취하고 관찰했다.
연구 결과, 서로 다른 30개의 다른 독성 금속을 먼지에서 확인했고 건설근로자의 집은 관리직이나 자동차 수리직을 가진 다른 근로자의 집에 비해 비소, 크롬, 구리, 망간, 납, 니켈, 주석 분진 등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집안 내부에 업무용 옷을 보관하는 옷장이 없는 경우 ▲업무용 물품과 개인물품이 섞여있는 경우 ▲세탁을 바로 하지 않은 옷이 그냥 걸려 있는 경우 ▲퇴근 후 손을 씻지 않고 옷을 갈아입지 않는 등 독성물질이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의 만들어진 근로자의 집에서 더 높은 농도가 나타났다.
다이애나 세발로스(Diana Ceballos) 보스턴대학교 노출 생물학 연구소 책임자겸 환경연구 조교수(an assistant professor of environmental health and director of the Exposure Biology Research Laboratory at BU)는 “많은 직업들이 직장에서 유독성 금속에 노출되어 있지만, 건설근로자들은 일시적 실외 환경의 유형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다”며 “안전 관행을 이행하는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독성 금속들이 노출된 근로자 가족, 지역사회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들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가정 독소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예방조치가 필요하며, 건설업 종사 근로자들의 독성물질 안전관리 교육을 실시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중 연간 2200명 1200명 이상이 화학물질 노출을 포함한 직업성 질병으로 사망했으며, 화학물질의 경우에는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가정내로 소량이라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안전 전문가들은 "일터 건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독성 물질 등은 근로자는 물론, 가정 건강에 매우 절실한 만큼, 과학적 기반에 따른 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