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거듭되는 맹추위..한파에 하늘과 땅 모두 얼었다

2024.01.24 07:39:50 이계홍 기자 kdsn6@gmail.com

강풍·폭설로 제주공항 423편 무더기 결항…2만명 발 묶여
하늘길 막히고 계량기 동파…최강 한파에 전국서 피해 잇따라
항공기·여객선 결항, 빙판길 사고 속출…청소년올림픽 경기 일부 연기
전국 지자체 비상 근무, 노동부 야외 작업시간 조정·중지 지도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23일 전국적으로 최강 한파가 몰아치면서 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맹추위로 인해 한반도 하늘길은 물론 육상길마저 막혔다. 

 

23일 제주국제공항에 강풍과 폭설이 몰아치면서 400편이 넘는 항공편이 결항해 이용객 2만여 명의 발이 묶였다. 결항과 지연이 거듭되면서 제주 공항은 큰 북새통을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빙판길 사고도 속출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표된 가운데 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와 피해가 있따랐다.

 

◇ 하늘길·뱃길 발 묶여…2024청소년올림픽 일정도 변경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23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오후 2시 53분께 제주에 도착한 이스타항공 ZE215편을 마지막으로 제주 하늘길이 끊겼다.

 

이날 운항이 예정됐던 국내선 항공편 총 419편(출발 210, 도착 209) 가운데 14편(출발 6, 도착 8)만 운항했으며, 그나마 10편(출발 5, 도착 5)은 지연 운항했다.

 

국제선은 34편(출발 17, 도착 17) 중 12편(출발 5, 지연 7)이 운항했으며 18편(출발 9, 도착 9)이 결항됐거나 사전 비운항 조치됐다. 이후 대부분의 비행기 운항이 결항되거나 지연 운항됐다.

 

24일까지 매우 강하고 많은 눈이 예보되자 항공업계는 미리 결항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대설경보와 강풍경보, 급변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항공업계는 제주에서 출발하는 예약 승객 기준으로 약 2만명의 발이 묶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각 항공사 카운터는 줄을 서서 새로운 항공권을 구하거나 탑승 날짜를 변경하려는 이용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대설·한파 대처 상황 보고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육상 및 해상 항로도 결항이 잇따랐다. 2024청소년 동계 올림픽도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에는 폭설과 한파가 겹치며 야외에서 열리는 설상 종목 경기 일정 일부가 변경됐다.

 

강원 2024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 경기가 30분 연기됐다 이어 같은 종목 2차 시기도 낮 12시 45분에서 오후 1시 15분으로 시작 시각을 미뤘다.

 

군산∼어청도를 잇는 항로 등 71개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93척이 출항을 멈췄고 무등산 국립공원 60개 탐방로 등 8개 국립공원 144개 탐방로도 출입이 통제됐다.

 

한파가 이어지면서 남해안 양식장에도 저수온 피해를 우려하는 지자체와 어민 불안이 커진다. 경남도는 어류 약 19만마리를 조기 출하 조치했으며, 월동 해역으로 저수온 취약 어종 211만여마리를 이동시켰다.

 

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은 "기온이 자칫 조금만 더 내려가면 양식장에는 어류 집단 폐사 등 비상이 걸린다"며 "월동이 되는 지역으로 그물을 옮겨 피난 가는 등 어민들 간 대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폭설로 교통사고와 미끄러짐 사고도 잇따랐다. 광주에서는 이날 오전 1시 43분께 서구 덕흥동 한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단독 사고가 났다. 이날 광주 북구 신용동·서구 금호동 등에서는 보행자들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낙상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강풍에 슬레이트 조각이 날아가는 등 강풍 피해 신고가 4건 접수돼 모두 안전하게 조처됐다.

 

◇ 전국 지자체·노동부 한파 피해 예방에 총력

 

제주도 산지에 대설경보와 강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한라산 탐방은 전면 통제됐다. 한라산 횡단도로인 516도로와 1100도로 등 일부 도로의 차량 운행도 통제됐다.

 

전북 도내 5개 시·군에 대설경보가 발효된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날 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했다. 출퇴근길에 눈·빙판길 사고가 없도록 염화칼슘 등 제설제를 뿌리고 축사와 비닐하우스 등 많은 눈에 취약한 구조물 점검에 나섰다.

 

부산시는 오는 25일까지 지역 한파 쉼터 1천73곳에 대한 구·군 합동 전수 점검을 실시한다.

 

노동부는 한랭 질환 발생이 우려되는 시간대 야외 작업 시간을 조정하거나 일시 중지하도록 지도하고 이동노동자들에게는 전국 69개 전용 쉼터 정보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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