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전선 연결작업을 하던 중 고압 전류에 감전돼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한국전력공사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9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2단독 김수정 판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하청업체 현장소장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다른 하청업체 현장소장 B씨에게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현장대리인 C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하청업체 관계자 D씨는 선고유예를 선고 받았다.
김 판사는 "A씨가 현장 확인을 소홀히 해 피해자만 작업에 보냈다가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다만 피해자가 절연장갑을 착용하지 않았음에도 충전부 접근한계 거리인 90㎝ 이내 접근한 피해자의 과실도 사고 원인이 된 점, 피해자 유족에게 사회보험 보상이 이뤄졌고 피고인들이 손해배상금 일부를 공탁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은 2021년 11월 5일 경기 여주시의 한 신축 오피스텔 전기 공급작업에 김씨를 활선 차량 없이 홀로 투입 시키거나 이를 방치해 결과적으로 김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청업체 소속이었던 김씨는 당시 전신주에 올라 절연봉을 이용해 고압선에 달린 전류 개폐기를 올리는 작업을 하다가 감전돼 인근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고 19일 만에 결국 숨졌다.
해당 작업은 절연 처리가 돼 있는 고소 작업차인 '활선 차량'을 동원해 2인 1조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당시 김씨는 혼자 전봇대에 올라 작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청 업체끼리 불법 재도급이 이뤄진 정황도 있었다. 당초 해당 작업은 또 다른 하청업체에 할당돼 한전에 제출한 작업 통보서에도 다른 업체명이 들어갔지만, 사고 당일 오전 인력 문제로 인한 현장 소장간 합의로 김씨가 속한 업체에 재도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 2명은 사고 후 산업재해 보상보험 처리를 위해 재하청 사실을 숨기고자 김씨가 하청업체에 의해 정상 파견된 것처럼 관련 서류를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 및 사문서 위조 교사)도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노동자 사망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시 외부 업체에 일감을 주는 건설공사 '발주자'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전류가 흐르는 전기 공사는 고도의 전문성과 숙련도가 요구되고 있어 이 분야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거나 숙련도가 떨어지는 인부는 애초에 투입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