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난안전뉴스 이용훈 기자 | 대한민국 건설업계는 오랜 기간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동시에 크고 작은 산업재해로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2022년 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경영진의 책임이 한층 강화되면서, 건설사들은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였다. 이는 법적 의무일 뿐 아니라, 사회적 요구이자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특히 잇따른 건설현장 사고와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는 것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과제가 됐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롯데건설(대표 박현철 부회장)은 '생명존중'을 모토로 2020년대 들어 안전·환경 경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는 건설사고를 예방하고 중대재해 ‘제로(Zero)’에 도전함과 동시에, ESG 경영 차원에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장 사례로 본 안전관리…롯데월드타워부터 마곡까지
'안전 최우선 가치 실현, Let's be safe 2025!' 국내 주요 사업장에서 롯데건설은 첨단 기술과 철저한 관리로 안전한 시공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다. 지하 6층~지상 123층, 높이 555m에 달하는 이 초고층 건축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기준을 적용해 건설되었다.
9·11 테러 이후 강화된 국제 소방·방재 기준을 도입하여 화재 대응 능력을 높이고, 구조적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등 '초고층 빌딩 안전의 모범'을 보이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선제적인 안전 설계와 시공 관리 덕분에 롯데월드타워 공사는 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완공 후에도 국내 랜드마크로서 안전 관리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도 롯데건설이 시공에 참여한 현장으로, 스마트 안전관리를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이 대규모 R&D 단지는 건설 과정에서 사물인터넷(IoT) 기반 CCTV를 위험 작업장마다 설치하여 본사와 양방향으로 소통되는 감시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혁신 덕분에 LG사이언스파크는 2020년 대한민국 안전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안전 수준을 높이 인정받았다.
또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공사 등 국가적 프로젝트에서도 롯데건설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설계 오류를 줄이고 공정 간섭을 예방함으로써 정밀하고 안전한 시공을 실현했다. 국내 최대 공항 시설 확장공사에 참여하면서 고위험 작업에 대해 철저한 위험성 평가와 안전조치를 시행해, 대형 사고 없이 공사를 마무리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현장에서 배우다…해외 사업장의 안전관리 모범
롯데건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한국형 안전관리를 실천하며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랜드마크인 롯데센터 하노이(65층 복합빌딩) 시공 당시, 본사는 본국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글로벌 안전 기준을 철저히 적용했다. 첨단 BIM 설계를 도입해 구조물 간 간섭이나 오류를 사전에 제거하고, 공정 시뮬레이션으로 위험요인을 점검했다.
이를 통해 동남아 초고층 공사에서 무재해 기록을 세우며 롯데건설의 기술력과 안전관리 능력을 현지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싱가포르 등 해외 건설 선진시장에서도 롯데건설은 본사-현장 간 실시간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한국어·영어 이중 언어의 안전교육 자료를 배포하는 등 표준화된 EHS(환경, 보건, 안전)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해외 사업장에서의 중대재해 발생 대응도 국내만큼이나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모든 해외 지사와 현장에 비상 대응 매뉴얼을 보급하고, 주기적으로 모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베트남 사업장에서는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중대재해처벌법 주요 내용을 교육하고, 만일의 사태 시 보고체계와 작업중지 권한 부여 등 위기 대응 프로세스를 숙지시켰다. 이는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해외 현장의 안전문화를 끌어올려, 사고 예방뿐 아니라 발생 시 신속 대응까지 가능하게 한 조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해외 현장도 국내와 동일한 기준으로 관리하며, 본사의 안전상황센터를 통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롯데건설은 해외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안전경영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마트 기술로 무장한 안전관리 혁신.. 인공지능이 말하다
'스마트 건설' 트렌드에 맞춰 롯데건설은 최첨단 기술을 안전관리 분야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2022년 말 개설된 AI(인공지능) 기반 안전상황센터는 그 중심이다. 본사에 마련된 이 센터에서는 전국 모든 현장의 CCTV와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위험징후를 자동 감지한다.
특히 2023년부터 수도권·영남·호남권에 분산된 권역별 안전지원센터와 연계해 본사의 AI 시스템이 현장 영상을 분석, 추락 위험이나 안전수칙 미준수 행위를 포착하면 즉시 경보를 발령한다. 또한 지하층 등 통신 취약 구역에는 통신설비를 보강하고 이동식 CCTV를 추가 설치해 사각지대 없는 현장을 구현했다.
이런 기술 덕분에 지난해 10월 안전상황센터 개소 이후 불과 두 달간 179건의 잠재적 재해를 예방하는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이 본사 AI(인공지능)안전상황센터에서 전국 건설현장 안전을 모니터링할 만큼 안전에 대한 중요성은 최우선 경영 목표다.
첨단 IC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 현장의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파악·조치하고 있다. 현장 작업자들의 안전장비도 스마트화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최근 스마트 안전모와 웨어러블 센서를 도입해 작업자의 움직임과 상태를 실시간 감지하는 기술을 적용 중이다. 지난해 12월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는 작업자가 센서를 부착한 채 굴착기 충돌 상황을 재현하는 AI 안전 모니터링 기술 시연회가 열리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위험 동작을 자동으로 인식하여 경보를 울리고 장비를 정지시키는 이 기술은 향후 중장비 협착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건설현장에는 드론을 활용한 고층부 점검과 토사붕괴 모니터링 기술도 적용 중이다. 롯데건설은 한발 더 나아가 건설로봇 활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4족 보행 로봇인 '스팟'(Spot)을 현장에 투입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벽면 작업용 협동 로봇 팔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신기술들은 근로자의 위험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도 공사의 품질과 효율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로 이어져, 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중대재해 예방 위한 시스템 정비와 매뉴얼 내재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조직·제도적 혁신도 뒤따랐다. 롯데건설은 2021년 말 대표이사 직속 안전보건경영실을 신설·격상하며 안전관리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에 분산돼있던 안전 기능을 하나로 모아 안전보건운영팀, 예방진단팀, 교육훈련팀의 3개 전담팀을 꾸렸고, 건축·주택·토목·플랜트 등 각 사업본부에도 본부장 직속 안전관리팀을 새로 설치했다.
이를 통해 본사부터 현장까지 수직적·수평적으로 소통하는 안전조직망을 구축한 것이다. 또한 안전보건 임원 협의회를 출범시켜 기술연구원, 법무, 외주, 인사 등 관련 임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안전 이슈를 점검·의결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변화는 중대재해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의 정비다. 롯데건설은 조직 개편과 함께 중대산업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새롭게 제정하여 전 현장에 배포했다. 이 매뉴얼에는 중대재해 발생 시 초기대응 프로세스, 경영진 보고 체계, 피해자 구호 및 관계기관 신고 절차 등이 상세히 규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사고 발생 30분 이내 CEO 보고, 1시간 이내 전 현장 작업중지 및 안전점검 시행, 24시간 이내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의 표준 프로토콜을 마련했다.
또한 모든 임직원에게는 '중대재해 발생 시 지켜야 할 10대 수칙' 카드를 제공해 위기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이 가능토록 했다. 롯데건설은 “이러한 사전 대비책을 통해 만약의 사고에도 골든타임 내 적절한 조치를 취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방 차원에서의 지원도 강화됐다. 롯데건설은 각 현장에 안전예산을 추가 배정해 안전시설 투자와 교육훈련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예컨대 안전체험교육장을 운영하여 작업자들이 VR 및 실물 모형으로 추락·협착 사고 상황을 체험하고 대처능력을 키우도록 했고, '작업중지권' 행사 기준을 명문화하여 근로자들이 위험 작업을 발견하면 즉시 중지할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협력업체의 안전관리 수준도 함께 끌어올리기 위해 파트너사 안전평가 제도를 강화했다. 이는 입찰 평가 시 ESG 안전등급을 반영해 안전관리 우수업체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업계 최초의 시도로, 협력사들까지 자발적으로 안전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다각도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롯데건설 전체의 산업재해 발생률 감소로 이어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안정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재해율은 동종업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SG 경영…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모든 걸 담다
롯데건설이 강화한 안전보건(Environment, Health & Safety) 시스템은 ESG 경영의 핵심축으로서 의미가 크다. 환경(E)과 안전(S)은 지속가능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롯데건설은 이를 위해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인증 체계를 갖췄다. 현재 롯데건설은 ISO 9001(품질경영), ISO 14001(환경경영), ISO 45001(안전보건경영) 인증을 모두 취득해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전사 차원의 통합 EHS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정기적인 내부심사와 경영검토를 수행하여 개선 사항을 도출하고 있다. 또한 국내 건설사 최초로 녹색기업 인증과 온실가스 배출권 검증을 완료하는 등 환경 안전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다졌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롯데건설의 안전경영 성과와 목표가 상세히 담겨 있다.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전 현장 무재해를 최종 목표로 삼고, 단계별 세부 과제를 이행 중이다. 2022년에 안전보건 예산을 전년 대비 30% 증액하여 안전시설을 보강했고, 협력사와 함께 하는 공종별 위험성 평가를 100% 시행했다.
이에 따라 사망사고 건수 감소와 근로자 사고율 감소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뒀고, 중대재해 예방 활동지수 등의 내부 지표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또 근로자 참여형 안전문화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앞서 소개한 ‘안전 골든벨’ 퀴즈 대회나 핵심만 콕! 화상 안전교육 같은 프로그램을 성공 사례로 언급된다.
롯데건설은 매주 금요일 전국 현장소장과 안전관리자를 대상으로 30분간 실시하는 화상 교육을 통해 안전관리 생활화를 독려하고 있는데, 임직원의 호응 속에 정착되어 가고 있다. ESG 측면에서 롯데건설의 이러한 노력은 이해관계자 신뢰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외 투자자들은 건설사의 안전관리 역량을 지속가능경영 평가의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는데, 롯데건설은 안전 성과를 바탕으로 우수한 ESG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사회와 고객의 시각에서도 '안전하게 짓는 기업'이라는 평판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롯데건설은 앞으로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투명하게 안전·보건 지표를 공개하고 피드백을 수렴함으로써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안전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안전은 기본이자 원칙” ..박현철 부회장의 리더십
2022년 12월 대표이사로 부임한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는 취임 일성으로 “안전 없이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현장 출신은 아니지만 그룹 내 재무 전문가로서, 안전이 곧 기업 생존과 직결된 가치임을 강조해왔다. 박 부회장은 취임 직후 매달 22일을 ‘안전점검의 날’로 정하고 직접 전국의 공사현장을 찾아가는 적극 행보를 시작했다.

실제로 올해 1월 22일 서울 서초구의 한 복합시설 공사현장을 찾은 그는 작업자들에게 “현장을 중심으로 안전의식을 확립하고,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위험요소를 뿌리뽑자”고 당부했다. 이처럼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구호는 이제 롯데건설의 전사적 슬로건이 되었고, 2025년 안전경영 표어인 안전 최우선 가치 실현, Let’s be Safe 2025!”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이 AI 안전상황센터에서 “안전 최우선” 경영 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현장에서 위험요소를 근절하고 안전하면 작업, 불안전하면 중지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현철 대표의 리더십 하에 롯데건설은 실행력 강화, 안전 관리체계 고도화, 구성원 수준 향상이라는 3대 핵심전략을 수립하고 구체화했다. 그는 본사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위험현장을 점검하며 문제점을 챙기고, 필요한 조치를 즉각 지시하는 현장형 CEO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또한 매주 전 임원들에게 '1인 1현장 안전담당제'를 부여해, 임원들이 각기 지정된 현장을 방문해 안전 점검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최고 경영층부터 현장 말단까지 안전에 대한 동일한 책임 의식을 갖게 만드는 효과를 낳았다.
박 부회장은 사내 회의 때마다 “모든 안전은 기본과 원칙 준수에서 시작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어떠한 생산성과 수익도 인명보다 우선하지 않는다는 가치를 조직 문화로 뿌리내리게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건설경기 침체로 공사비 절감 압박이 크지만, 그는 “어려울 때일수록 안전 투자는 줄이지 않는다”는 단호한 방침을 세워 현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
안전경영이 만드는 지속가능한 미래.. "안전이 경쟁력"
롯데건설의 공격적인 안전경영 강화 행보는 국내 건설업계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에는 공기(工期) 단축과 원가 절감이 최고 가치로 여겨지던 관행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전이 곧 경쟁력'인 시대가 도래했다. 롯데건설 사례는 안전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기술 혁신이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비용을 절감하고 평판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중대재해 한 건이 초래할 법적·금전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선제적 예방 비용은 결코 아까운 게 아니다. 또한 한 기업의 안전문화가 협력사와 타사에도 파급되어 산업 전반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건설의 노력이 가지는 사회적 파급력도 주목해야 한다.
물론 앞으로 가야 할 길도 남아 있다. 스마트 안전관리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현장 근로자의 수용도와 교육이 병행되어야 하고, 중소 협력업체까지 안전경영에 보다 적극적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일도 과제다.
더불어 모듈러 공법이나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등 새로운 분야에 맞는 맞춤형 안전기준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안전을 경시하는 기업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롯데건설의 선도적 안전경영 강화 조치는 이러한 새 시대에 부응하는 모범 답안이라 할 만하다. 궁극적으로 '안전 최우선' 문화가 건설업계 전반에 뿌리내릴 때, 더 이상 노동자가 다치거나 희생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산업이 실현될 수밖에 없다. 롯데건설의 뚝심 있는 안전경영이 그 밝은 미래를 향한 든든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