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김세미 기자 | 설날인 오는 22일부터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선 ‘녹색화살표’ 신호에만 우회전해야 한다. 보행자 안전을 위한 조치로, 이를 어기면 범칙금 6만원(승용차)에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21일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우회전 신호등을 도입하고 교차로에서 차량 적색 신호에 우회전할 때의 정지 의무를 명확히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오는 22일부터 시행된다.
새로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으로, 운전자는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선 우회전 신호등의 신호에 따라 녹색화살표 신호에만 우회전할 수 있다.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선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 반드시 일시정지한 후 우회전해야 한다.
경찰청은 우회전 신호등 도입에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서울·부산 등 전국 8개 시·도경찰청 내 15개소에 우회전 신호등 시범운영을 벌였다.
시범운영 결과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선 차량이 신호에 따라 진행하게 돼, 보행자 안전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회전 신호등 설치 전에는 차량 신호가 적색일 때 첫 번째 횡단보도에서 일시정지는 평균 10.3%에 그쳤으며, 보행자 횡단시 우회전 차량의 일시정지는 평균 87.3%로 파악됐다. 그러나 우회전 신호등을 설치한 후에 신호 준수율은 평균 89.7%를 기록했다.
다만 우회전 신호 시에만 우회전할 수 있게 되면서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우회전 신호등 설치 전 차량 대기행렬은 평균 7.3m 수준이었다면, 설치 후에는 9.2m로 늘었다. 이에 우회전 전용차로 여부와 신호운영 등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서 우회전 신호등 설치·운영이 필요하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우회전 신호등은 △보행자와 우회전 차량 간의 상충이 빈번한 경우 △동일 장소에서 1년 동안 3건 이상의 우회전 차량에 의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 △대각선 횡단보도가 운영되는 경우나 좌측에서 접근하는 차량에 대한 확인이 어려운 경우 등에 따라 설치할 수 있다.
경찰청은 우회전 신호등 도입으로 차량과 보행자 모두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우회전 신호등을 모르는 경우 적색 신호 시 후방차량이 경적을 울리는 경우가 있어서 충분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청은 새롭게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대해 3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친 후 단속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1월 22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서 신호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나,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적색 신호 시 일시정지하지 않고 우회전하는 경우에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신호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