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이스라엔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확전 기로에 섰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이 대리전 조짐도 보여 자칫 신 중동전쟁이 터질지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21일(현지시간) 15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뇌관'으로 남아 있다. 제5차 중동전쟁으로 일컬어지는 신(新)중동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가운데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섬멸을 공언하며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지속, 지상전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면서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지상 작전 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등이 개입해 전선이 확대되고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 등 서방과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사태를 막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 속에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적 위기 상황이 재앙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한 전지구적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로켓포 공격과 함께 이스라엘 영토 내로 침투해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인질로 끌고 가자 수만 명의 병력을 가자지구 접경에 집결시킨 채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지난 19일 이스라엘군에 가자지구를 곧 "안쪽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혀 지상전 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21일에도 "전쟁의 다음 단계에서 우리 군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늘부터 공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남쪽으로 대피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전쟁 발발 이후 양측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가 민간인 희생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1일 오전까지 사망자는 4천385명, 부상자는 1만3천561명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에서도 1천400명 넘게 숨졌고 210명이 하마스에 인질로 끌려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마스는 지난 20일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인 모녀 2명을 풀어줬지만, 인질 다수는 부상자나 각종 질환자, 노약자 등인 것으로 전해져 이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동과 유럽 주요 국가의 정상, 외무장관들도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 모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를 열고 이번 전쟁의 평화적 해법을 논의했다. 특히 미국은 이스라엘에 헤즈볼라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한편 중동 국가들을 통해 헤즈볼라도 자제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레바논 접경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산발적 교전이 격화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어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과 이란간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마스와 연대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이슬라믹 지하드 역시 요르단강 서안으로 전선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도 최근 "테러 분자 제거" 등을 이유로 잇따라 요르단강 서안에 공습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 헤즈볼라 등의 전쟁 개입에 대비해 중동 지역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시작하고, 병력 증파 준비에 나섰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현지 미군 보호를 위해 중동 전역에 걸친 장소들에 사드 포대 배치 및 패트리어트 대대 추가 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은 중동에서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에 대한 반감도 키우면서 정세는 더욱 혼란에 빠진 양상이다. 최근 가자지구 한 병원에서 폭발 대참사가 발생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주변 중동 국가 곳곳에서는 반이스라엘, 반서방 규탄 시위가 열리며 분노를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