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선임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걱정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들의 애로사항을 점검하는 등 현장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2일 고용노동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장관 안경덕)는 중.소규모 제조업 사업장(50~299인)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이달부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현장 지원단을 운영한다.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과 운영은 2022년 1월 27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 시행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있는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가 준수해야 하는 주요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다.
이번 현장지원단 활동은 위험요인 파악 및 통제는 물론 안전보건에 대한 경영방침 설정이나 예산 편성을 포함한 기업 전체의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50~299인 제조업 사업장을 대상으로 자율적인 진단을 먼저 하고, 이후 감독관이 직접 방문해 컨설팅한다.
우선 전국 50~299인 제조업 사업장 전체(1만745개소)에 ‘안전보건관리체계 자율진단표’를 송부해 기업 스스로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상황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자율적인 진단 중 궁금하거나 설명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관할 고용노동지청에서 유선 상담을 실시한다.
이후, 구체적인 지원을 신청하면,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감독관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지도요원으로 구성된 현장지원단이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안전보건관리체계 현황을 파악하고, 사업장 내에서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핵심 요소별로 실천전략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은 우리 사회의 중대재해를 감축시킬 수 있는 중요 해결책이라서 중소기업이 각자의 여건에 맞는 체계를 구축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체계 구축의 성패는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 등 경영 리더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운영’에 관한 구체적 의무의 내용을 담은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시행령안에 따르면 중대산업재해를 판단하는 '직업성 질병자'의 범위는 199종의 금지 화학물질에 의한 급성중독과 급성중독에 준하는 질병으로 정했다. 급성중독에 준하는 질병은 인과관계의 명확성과 사업주의 예방 가능성, 피해의 심각성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시행령안은 중대시민재해의 적용대상이 되는 '공중이용시설'의 범위도 △대상의 명확성 △공중 이용성 △재해발생 시 피해규모 등을 고려해 정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연면적 2000㎡ 이상 지하도상가 △연장 500m 이상 방파제 △바닥면적 1000㎡ 이상 영업장 △바닥면적 2000㎡ 이상 주유소·충전소 등이 '공중이용시설'에 해당한다.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안전·보건기준도 구체적으로 규정됐다. 사업자는 중대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사업장의 안전보건목표와 경영방침을 설정하는 한편, 상시 근로자가 500인 이상이거나 시공능력 상위 200위 내 건설사업자는 안전·보건업무를 총괄하는 전담조직을 설치해야 한다.
재해예방을 위한 인력이나 시설을 갖추기 위해 예산을 편성해야 하며, 재해발생 시 작업중지, 피해자 구호조치, 추가 피해방지 방안을 포함한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제3자 도급·용역위탁 시에는 안전확보를 위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반기에 1회 이상 이행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독성가스·농약·마약류·방사성물질 등 유해성이 강한 원료·제조물은 유해요인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위험징후가 있을 경우 조치해야 한다. 보고·신고절차를 규정한 업무처리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법에서 의무화한 안전보건교육은 중대산업재해 재발방지 방안을 주제로 20시간 내로 운영해야 한다. 교육비용은 참여자가 부담하며, 미수강시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중대산업재해 발생 시 공표할 수 있는 내용도 구체화했다. 고용노동부장관은 중대사업재해 관련 범죄의 형이 확정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자 명칭 △재해발생 일시와 장소 △피해자 수 △재해 내용과 원인 △해당 사업장 최근 5년 내 재해발생 여부를 관보를 통해 공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