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선임기자 | “2030년 40% 탄소감축 목표 변경이나 여의치 않다면 부문별 감축 목표를 대폭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의 정만기 회장은 “40% 감축 목표가 원전 활성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정해진 점, 원전활성화 시 발전부문에서 최대 7천9백만톤의 탄소배출 감축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 발전부문 감축분을 산업이나 수송분야 감축 목표 변경에 활용할 수 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이날 KIAF 유튜브 채널로 온라인 중계한 포럼에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어떻게 해야하나-성장과 환경을 고려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조정 방안'을 주제로 제19회 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한국산업연합포럼은 기계, 디스플레이, 바이오, 반도체, 백화점, 석유화학, 섬유, 엔지니어링, 자동차, 전자정보통신, 전지, 조선해양플랜트, 중견기업, 철강, 체인스토어협회, 대한석유협회 등 16개 단체로 구성되어있다.
정만기 KIAF 회장은 이날 포럼의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원자재와 물류난 등 해외요인에 더해 중노위의 단체교섭 적용 대상 확대 판정, ILO협약 발효, 주52시간제 확대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국내 악재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기업들은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금년 3월부터 시행 중인 2030년 탄소감축 방안도 또 다른 차원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박근혜 정부시 설정한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탄소감축 목표도 우리 산업 현실 감안 시 너무 무리한 목표였으나, 문재인 정부는 국제 사회에 더 야심찬 감축 목표를 약속함으로써 기업이나 국민의 삶이 위기에 처해질 수도 있게 되었다”고 진단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2018년 배출실적치 대비 40% 감축 목표는 박근혜 정부 의 2030년 배출량 목표 536백만톤 보다 1억톤 더 적은 436.6백만톤만 배출토록 하는 것으로서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이미 에너지효율성이 세계 최고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생산활동 중단이나 그로 인한 일자리 축소 없이는 목표 달성이 곤란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2030년 40% 탄소감축 목표 변경이나 여의치 않다면 부문별 감축 목표 대폭 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40%감축 목표가 원전 활성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정해진 점, 원전활성화 시 발전부문에서 최대 7천9백만톤의 탄소배출 감축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 발전부문 감축분을 산업이나 수송분야 감축 목표 변경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그는 “문 정부는 해외부문 3천 3백 5십만톤 감축도 목표에 포함함으로써 전체 40% 감축분 중 4%를 해외에서 감축해야 하나, 이를 더욱 도전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2030년 37%감축 목표 중 11.3%는 해외에서 25.7%는 국내에서 감축토록 했던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성취동기가 강한 사람은 무리한 목표보다는 실현가능한 목표를 정한다”면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탄소감축 동기를 높이려면 실현가능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무/저공해차 보급목표제와 연비/온실가스 규제의 경우 공산국가 중국을 제외하곤 국가 단위에서 양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면서 “무/저공해차 보급목표제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어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고객과의 소통활성화 차원에서 배출권거래제 주무 부처를 현재 환경부에서 산업별 담당 부처로 전환하는 등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중앙 집중식에서 부처 분산식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탄소중립노력과 산업계 과제” 발표를 통해 “에너지전환, 산업 탈탄소화, 통상환경 변화로 인해 산업발전·경쟁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발전원과 녹색기술 경쟁력이 취약하고 제조업 생산비중이 높은 한국 산업의 관점에서 이는 아직 도전적인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탄소중립은 기술, 제품, 에너지 전환 뿐만 아니라 우리 산업의 발전방식과 경로를 완전히 바꾸는 중차대한 변화를 초래하기에 탄소중립 추진에 있어 국가별 산업구조 특징, 제조업 성장 비전이 반영되고 한국 경제의 지속성장 경로에 대한 합의의 형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의 탈탄소화와 성장동력화를 위한 장기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탄소중립 산업전환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산업의 로드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른 주요 국가는 그린뉴딜-디지털 뉴딜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강력한 경기회복과 산업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본부장은 “한국 산업의 에너지효율성은 세계적 수준이라 추가적 향상을 위한 한계비용이 매우 높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신예·고효율 설비를 가지고 있으며 공정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공정혁신, 연료·원료 전환 비용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국내 주력산업 대부분이 자본·기술집약적 산업이라 탈탄소화·녹색전환 과정에서의 기술개발·경쟁력 유지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광하 한국산업연합포럼 부설 미래산업연구소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2018년 총 배출량 727.6백만톤CO2eq의 40%(291백만톤CO2eq) 감축된 436.6백만톤CO2eq으로 이중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목표는 37.9백만톤CO2eq 감축된 222.6백만톤CO2eq, 전환 부문의 2030년 배출 목표는 2018년 대비 119.6백만CO2eq 감소한 149.9백만톤CO2eq”라고 운을 떼면서 특히 산업 부문의 감축목표는 산업계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수립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조업 위주 산업구조, 전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성, 수소환원제철/CCS 등 온실가스 감축기술, 선진국 대비 짧은 감축기간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감축목표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2018년 기준 발전원별 탄소배출 계수(g/KWh)는 원전 0g, 신재생 8.4g, LNG 399g, 석탄 852g 순으로 원전의 탄소 배출계수가 가장 낮았는데, 2030 발전목표량 612.4TWh를 유지하면서 원자력 발전의 가동률 제고, 수명 연장 그리고 추가 건설 정책을 병행하면서 석탄발전 발전량을 감소시키면 2030년 연간 온실가스 배출 감소량이 79.2백만톤CO2eq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원자력 발전이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