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의료 공백이 6개월째다. 처음에는 의대 증원을 두고 반발하는 전공의들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있었지만, 의료 공백 6개월이 된 지금은 그동안 정부가 무엇을 했냐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경위야 어떻든 그 시간동안 적극 나서 해결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이라도 당장 대화의 문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대화에 나서 문제를 해결하기를 국민은 바라고 있다.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으로 의료체계가 붕괴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당장 멈출 것을 촉구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6일 입장문에서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으로 초래된 한국 의료의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며 "지금 당장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멈추지 않으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의료 붕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정부의 무모하고 독단적인 의대 증원은 의료계 전반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단순한 정책 실패를 넘어 국가 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태"라고 진단했다. 전공의 대부분이 사직했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도 파행하면서 과중한 업무에 지친 교수들마저 하나둘 병원을 떠나고 있어 현장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특히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도 지속하고 있어 내년에 새롭게 배출되는 의사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내년부터 신규 의사와 전문의 배출이 중단돼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한국 의료가 붕괴할 것"이라며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방관하고 있다"고 했다.
전의비는 이어 "정부는 위기를 외면한 채 현실성 없는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 등으로 문제를 은폐하려 한다"며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중단된 교육과 수련을 단기간에 만회하려는 시도는 의료인의 자질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충분한 교육을 받은 의사들이 진료 현장에 투입된다면 오진과 의료사고의 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정부는 즉각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라"고 밝혔다.
전의비는 정부를 향해 의료계와 충분히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는 의대 증원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건 물론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진지하게 고려해달라"며 "국회 역시 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라"고 밝혔다.
이어 "교수들은 국민 건강을 위해 끝까지 현장에서 정부가 포기한 필수진료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들과 여야 정치인들은 정부의 독단적 정책을 멈춰서 의료 붕괴를 막아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6개월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두고 의료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당장 피해를 보는 측은 국민이다. 그러나 정부나 학교 당국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이제부터라도 당사자간에 허심탄회하게 테이블에 마주앉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