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장수빈 기자 | CJ제일제당(대표 손경식 최은석)의 생분해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가 미국에서 식품 포장재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CJ제일제당은 PH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식품접촉물질(FCS, Food Contact Substances)로 승인됐다고 4일 밝혔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아놓는 고분자 물질로,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대부분 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생활용품 포장재, 화장품 용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바이오 소재로, 세계적으로 ‘탈(脫) 석유계 플라스틱’ 움직임이 커지며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 승인된 제품은 CJ제일제당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업생산중인 비결정형 aPHA(amorphous PHA)로, 고무와 같이 부드러운 물성을 지녀 포장재나 비닐봉투 등 변형이 필요한 여러 품목을 만들 수 있다. 이 소재는 광범위한 안전성 테스트를 거쳐 FDA의 식품접촉물질 목록에 포함됐다. 한국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 포장재에 활용할 수 있는 물질로 등록되어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식품접촉물질 승인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 시장에서 생분해 소재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PHA는 PLA나 PBAT와 같은 다른 생분해 소재와 혼합하면 강도와 물성, 생분해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다양한 형태의 식품 포장재에 두루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J제일제당은 연내 반결정형 scPHA 소재에 대한 식품접촉물질 승인도 추진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FDA의 식품접촉물질 승인을 통해 미래 소재인 PHA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PHA의 유용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소비자와 밀접한 다양한 분야로 활용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소재 적용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PHA와 PLA를 혼합한 화장품 용기를 개발, 이를 CJ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PB)인 ‘웨이크메이크’ 쿠션 제품에 적용한 바 있으며, 이 밖에도 유한킴벌리, 호텔 체인 아코르(ACCOR), 메이크업 브랜드 바닐라코(BANILACO) 등 여러 기업과 협업해 PHA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