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대체 살충제' 8종 긴급 사용승인…가정에선 불허

2023.11.12 08:49:35 이계홍 기자 kdsn6@gmail.com

2018년 이집트서 옆방에 뿌린 빈대 살충제로 영국인 부부 사망 사례도
빈대, 살충제 저항 형성 빨라…"증기·고온 처리 등 물리적 방제 필요"
쪽방촌 등 위생 취약시설 빈대 방제에 적극 신경 써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빈대를 방제할 수 있는 대체 살충제 8종의 사용이 승인됐다. 기존 살충제는 빈대들이 저항성을 갖게 돼 이같이 대체 살충제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8종 모두 방역용 제품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함부로 쓰면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018년 이집트의 한 호텔에서 사망한 영국인 부부의 사인이 빈대 방역 살충제 흡입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최근 밝혀져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청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10일 빈대 방제를 위해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디노테퓨란으로 만든 살충제 8개 제품을 긴급 사용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빈대가 기존에 사용하던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성을 형성했다는 점을 고려해 내려진 조처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환경과학원에 추가 살충제 긴급 사용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국내에서 모기·파리·바퀴벌레를 방제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

 

환경과학원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가정에서도 쓸 수 있도록 안전성 검증 등 후속 승인 절차에 착수했다"며 "저항성이 덜한 다른 살충제도 추가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옆 방에 뿌린 빈대 살충제 때문에 영국인 부부가 사망한 사례가 뒤늦게 밝혀져 살충제 사용에 대한 주의가 각별히 요망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018년 이집트 한 호텔에서 영국인 부부가 갑자기 사망했다. 그런데 이들 영국인 부부의 사인이 빈대 방역 살충제 흡입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인 것으로 밝혀졌다.


10일(현지시간) BBC,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랭커셔 주의 제임스 아델리 수석검시관은 지난 2018년 이집트에서 사망한 영국인 존 쿠퍼(69세)와 수잔(63) 부부의 사인이 빈대 살충제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쿠퍼 부부는 2018년 8월 이집트 홍해주 후르가다 시의 ‘슈타이겐베르거 아쿠아 매직’ 호텔에 숙박한 후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호텔 측은 쿠퍼 부부가 머물던 객실 바로 옆 객실에서 빈대 방역을 하고 있었다. 두 객실은 완전히 분리 되지 않은, 문 하나를 가운데 두고 나뉜 구조였다. 호텔 측은 ‘람다’라는 살충제를 디클로로메탄과 희석시켜 가스 상태로 살포(훈증)했다. 그런데 디클로로메탄이 문제가 됐다. 이 물질은 인체에 흡입될 경우 혈액에 일산화탄소 대사물을 발생시켜 저산소증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검시관은 쿠퍼 부부가 디클로로메탄이 포함된 증기를 마신 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살충제에 디클로로메탄을 사용하지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증 방식을 활용한 방역 방식도 거주자 편의를 고려해 1980년대 이후 잘 활용하지 않는다고 방역 당국은 밝혔다. 방역 당국에서 활용하는 살포 방식은 살충제를 작은 액체 알갱이로 분사하는 것으로 훈증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과학원은 “디클로로메탄은 살충제 성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살충제 보조 성분으로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긴급 사용되는 대체 살충제 8종이 안전성 심사를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벌레를 잡는 데 쓰는 살생물질은 인체에 유해할 수 있으므로 살충제를 살포하는 화학적 방제보다는 고열 증기로 소독하는 물리적 방제를 우선해야 한다는 전문가 목소리도 있다.

 

환경과학원 측은 "화학적 방제는 저항성 문제를 일으켜 인체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증기·고온 처리·진공 청소기 흡입 등 물리적 방제를 우선하고 (살충제를) 꼭 필요한 곳에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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