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안전] ⑨이물질 삼킴 사고의 68% 영유아에게 발생

단추형 건전지는 2시간 만에 식도 화상 일으켜
강제로 토하게 하거나 손가락으로 꺼내는 것은 위험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어린아이들은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간다. 영유아의 삼킴 사고는 매년 반복되는 대표적인 생활안전사고다. 문제는 작은 물건 하나가 아이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동전, 단추형 건전지, 자석 장난감은 매우 위험한 물건이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단추형 건전지다. 리모컨이나 장난감 등에 많이 사용되는 작은 배터리다.

 

아이들이 이를 삼키면 식도 안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몇 시간 만에 식도에 구멍이 생기는 사례도 보고된다. 건전지가 식도에 걸리면 전류가 발생하면서 강한 알칼리성 화학반응이 일어나 식도 조직을 태운다. 이로 인해 발생 가능한 피해는 식도 화상, 식도 천공, 기관 손상, 대동맥 손상, 패혈증, 심하면 사망이다.

 

동전을 삼키는 사고 역시 반복되고 있다. 대부분 자연 배출되지만, 기도를 막거나 식도에 걸리면 응급 상황이 된다.

 

실제로 최근 인하대병원에서는 11개월 영아가 동전을 삼킨 뒤 식도 상처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응급 내시경으로 제거한 사례가 있다. 검사 결과 동전 외에 스티커와 구슬도 함께 발견됐다.

 

작은 자석 여러 개를 삼키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자석을 두 개 이상 삼키거나 자석과 금속물질을 함께 삼키면 장기 사이가 서로 끌어당겨져 장 천공이나 괴사를 일으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강한 자석 장난감 사용에는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이물질 삼킴 사고는 총 4,113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67.6%(2,781건)가 7세 이하 영유아에게서 발생했다. 특히 1세 아동이 가장 많았고, 2세 이하 영아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삼킨 물건 중 가장 많은 것은 자석(384건)이었다. 다음으로는 장난감부품(279건), 동전(266건) 순이다.

 

소비자원은 영유아 삼킴 사고가 계속 증가하자 ‘영유아·고령자 삼킴·질식 사고 안전주의보’까지 발령했다.

 

 

문제는 어린아이는 말을 못하고, 말을 할 줄 아는 나이가 된 아이도 혼날까봐 부모에게 사실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아이가 이런 증상을 보이면 삼킴 사고를 의심해 봐야 한다. 갑자기 심하게 울거나, 침을 많이 흘리거나 구토를 하고, 숨쉬기나 음식 삼킴을 힘들어하는 경우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보호자가 손가락을 넣어 꺼내려 하거나 억지로 토하게 하는 행동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특히 날카로운 물건은 식도를 손상시킬 수 있다. 음식을 먹여 삼킨 것을 밀어내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삼킴 사고는 예방이 최선이다. 작은 물건을 아이 주변에 두는 것부터 금지해야 한다. 건전지 보관 철저, 장난감 연령 기준 확인, 형제 장난감 함께 관리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아이 눈높이에서 위험 요소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