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한달에 단 10차례 근무하는데도 연봉이 4억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 응급실에는 여전히 의사가 없다.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인력 부족 문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병원이 수억 원의 연봉을 제시하며 인력 충원에 여전히 안간힘을 쓰고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종충남대병원은 연봉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연봉 4억원을 제시했지만, 응급실 의료진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의료원도 최근까지 연봉 4억원을 제시하며 계약직 응급의학과 전문의 3명을 긴급 채용하는 재공고를 냈다.
수도권 소재 A 상급종합병원은 공고를 내고 지난 5일부터 30일까지 약 한 달간 응급의학과 촉탁의(계약직)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16세 이상 환자를 맡는 성인응급실과 소아응급실 모두 의사 채용에 나섰는데, 월 10회 근무하는 조건으로 연봉 4억원(세전)을 내걸었다. 이는 포괄 임금제가 적용돼 야간, 시간외, 휴일 근무수당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채용된 촉탁의는 휴게 시간 1시간을 포함해 하루 12시간 당직 체계에 맞춰 근무하며, 휴가비와 가족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등은 별도로 주어진다. 해당 병원 응급실은 의정 갈등 이후 일부 전문의가 사직하면서 인력난을 겪자, 수지 타산과 관계없이 충원을 위해 이같이 공고를 낸 것으로 병원측은 밝히고 있다.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 이후 수 달째 응급실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곳은 비단 A 병원뿐만이 아니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 건양대병원은 최근 응급센터에서 근무할 전문의를 모집하며 연봉 2억7500만원(퇴직금 별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선 "응급실 의사 구인난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며 "예전보다 1억원 넘게 연봉 수준을 올려도 응급실 의사 충원이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행정 당국이 적극 나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강구되어야만 응급실 의료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