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기가 찰 노릇이다. 나라는 어지롭고 국민은 고달픈데 괴상한 말들이 오간다. 지금이 로마시대 인가, 아니면 전두환 군부가 권력을 찬탈했던 지난 1979년 말인가. 다름 아닌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본인을 막시무스로,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에 비유해서 대통령실과 여당간에 때아닌 교전중이다. 을지훈련 중에 이 무슨 말장난인가.
영화 글레디에이터는 로마 황제 막시무스를 영웅으로 묘사했다. 폭정으로 군림했던 황제와 결투를 벌여 죽이고 황제에 오른 인물이다. 글레디에이터(gladiator)는 우리말로 검투사다. 이준석 대표는 최근 언론매체에 잇따라 출연과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글레디에이터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전두환의 신군부처럼 묘사했다.
역사서를 봐도 정권 초기에 이처럼 험한 막말을 본 적이 없다. 대통령과 함께 해야 할 최측근들간에 대통령을 둘러싼 삿대질과 막말이다. 마치 개그콘서트를 보는 듯하다. 그보다 못할 것 없는 촌극이다.
보는 눈과 귀가 있다면 스스로 묘혈을 파는 언동을 삼가야 한다.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게 우리가 뽑은 대통령과 여당이었나라고 자괴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마치 한국 보수여당의 참모습을 보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면 좋겠다. 한국 보수의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내니 더 얼마나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총과 칼이 아니라도 말로도 상대를 치명적으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화입마라는 말이 있다. 태산처럼 무거워야 할 말을 문자로 말로 진심을 담아 헛소리 하듯 짓거리는 그 말이 결국 본인에게 되돌아와 화가 되는 격이다.
영화 글레디에이터를 함보시라. 막시무스가 얼마나 정의로웠는지. 그리고 경험해보지 않는 전두환 군부정권이 얼마나 잔인무도 했는지. 우린 그 두 인물을 묘사하는 여당 전 대표의 아무 말 대잔치를 보고 있다.
이준석 대표의 거침없는 입담이라고 듣기에는 거북하면서도 바른 비유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더 답답하다. 양과 개를 들고 나오더니 막시무스 신군부까지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여당은 국민의 눈과 귀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이렇게 하라고 국민이 대통령과 여당을 선택한 건 아니라고 본다. 생각이 있다면 이제 멈추시라. 윤 대통령도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명색이 본인을 지원한 여당 전 대표에게 예를 갖추기를 바란다. 아무리 정치는 생물이라지만 그 도리가 대통령의 품격을 지키는 길이다. 그게 윤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