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브라질 남부 지역을 강타한 폭우로 사망, 실종자가 220명을 넘어서고, 천문학적인 재산 피해를 냈다.
브라질의 히우그란지두술 주 당국은 7일(현지시각) 최근 내린 폭우로 지금까지 숨진 사람이 적어도 90명에 이르렀고, 실종자는 13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361명을 넘어섰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브라질 그란지두술 주 당국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또 131명이 실종했고, 15만5000명이 집을 빠져나와 대피했다.
주 당국은 이미 주 내 497개 행정구역 중 397곳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에두아르도 레이트 주지사는 “최악의 기후재앙”이라며 “전쟁을 치르는 것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에 잠긴 집을 급히 빠져나온 많은 이들이 백팩을 메거나 쇼핑카트를 끌고 길거리에서 지내고 있다. 한 주민은 “사흘 동안 먹지 못했다. 내가 가진 건 이 담요 한장뿐”이라며 “가족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주 수도이자 인구 130만명이 사는 최대 도시 포르투알레그리는 과이바강의 범람으로 곳곳이 물에 잠겼다. 현지 언론인이 카누를 타고 지나가며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는, 쇼핑센터와 은행 등 온 거리가 누런 물에 잠겨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는 “평소 인파가 넘치던 지역이 놀랍도록 침묵에 잠겨있다. 들리는 건 내가 탄 카누에서 노 젓는 소리뿐”이라며 “포르투알레그리의 심장이 상처를 입었다”고 적었다.
특히 물과 전력 부족이 심각하다. 시 당국은 물을 트럭으로 병원과 대피소 등에 실어나르고 있고, 가게에선 한 사람이 사갈 수 있는 생수의 양을 제한하고 있다. 폭우로 전봇대가 넘어지거나 전선이 끊겨 전력 공급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르투알레그리와 시 외곽의 주민 50만명이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당국이 밝혔다. 포르투알레그리 공항은 터미널 건물과 활주로 등이 물에 잠겨 지난 3일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현지 방송에 출연해 ”정확한 피해규모는 물이 빠진 뒤에나 알 수 있다”며 “최악의 기후 피해를 복구하는 데 연방 차원의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후학자들은 이번 폭우가 엘니뇨 현상으로 생겨난 열파와 남극에서 온 차가운 기단이 만나면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대서양이 수증기 공급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브라질 기상청(Inmet)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가 이런 현상을 더 악화시키고 날씨를 더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비는 잦아들고 있지만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