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시적 만원 승차권(전국 모든 교통) 어떤가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환경단체들이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 계획이 서민경제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1만원 교통패스' 도입을 요구했다고 한다. '1만 원 교통패스 준비위원회'(준비위)는 3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 가계 부담은 할수록 무거워지고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민 목소리도 크다"라며 주장했다. '1만 원 교통패스'는 독일의 '9유로(1만 2천 원 규모) 승차권'을 본떴다. 독일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해 6∼8월 9유로(약 1만 2천 원) 짜리 정기권으로 근거리 대중교통을 한 달간 무제한 이용하게 했다.

 

준비위에 따르면 9유로 승차권 도입 이후 ▲ 탄소 180만t 절감 ▲ 대중교통 이용자 20% 신규 유입 ▲ 대기질 6% 향상 ▲ 생활비 절감과 인플레이션 억제 등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이어 유류세 일종인 교통·에너지·환경세로 재원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준비위 연대 문형욱 기후위기기독인연대 활동가는 "유류세 인하로 서울 외곽에서 용산까지 연비 20㎞/L 차량 기준 휘발윳값은 2천 원이 되지 않는데 공공교통 요금을 인상하면 1천550∼1천650원이 된다"라며 "비용 차이가 얼마 되지 않아 결국 자가용을 이용하게 만드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왜냐고 물었더니 고물가 부담을 잠시라고 잊게 하는 한시적 화를 풀 수 있는 정책을 도입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이들에 따르면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거의 폭동 수준이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대비 28.3% 급등,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전기료는 전월 대비 9.2%,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5% 상승했다. 도시가스도 전년 대비 36.2% 급등했고, 지역 난방비는 34.0% 올랐다. 가정마다 겨울 난방비가 크게 올랐다는 우울한 소식이 전해진다. 택시 기본요금도 1,000원 올랐다. 먹거리도 마찬가지다. 빵(14.8%), 스낵 과자(14.0%), 커피(17.5%)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우리로 따지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격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하자 윤석열 정부 경제팀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물가 상승 둔화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라고 언급했다. 그런데도 한국 물가는 밤새 안녕이라고 할 만큼 오른다. 그러는 사이 서민경제 축은 무너지고 이제 고스란히 불황형 소비로 나타나고 있다. 의류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이제 ㎏ 단위 무게로 판매하는 중고 옷, 대형할인점에서는 대용량·할인 특가 제품만을 구매하는 소비 행태가 급증하고 있다. 서민 의식주까지 위협하는 물가 인상에는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많지 않아 보인다. 

 

비상 카드는 이럴 때 써야 효과가 난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 경제팀이 '경제 비상사태'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공공요금부터 먼저 잡아라. 서민 생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당국이 현실을 너무 안일하게 보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하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 고삐를 죄어서 현명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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