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ㆍ중 수교 30주년…양국 근자열원자래 기조 유지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근자열원자래(近者說(悅)遠者來)라는 말이 있다. 중국 공자시대 공자가 했다는 말이다. 子曰(자왈) 近者說(근자열)하며 遠者來(원자래)니라. 여기서 子는 공자(孔子)이다. 동양사에서 현자라 일컫는 공자 선생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뻐하게 하면 멀리 있는 바람도 이를 듣고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국제 정치외교사를 보면 바로 근자열 원자래를 하지 못해 전쟁 제노사이드(동족상잔) 등 숱한 아픔이 있었다.

 

중국은 유사이래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었고 그러면서도 한 시대도 그냥 넘어 간적이 없었다. 한반도를 침탈한 수많은 전쟁사에서 보면 그렇다. 그런데도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손을 서로 내민다. 압축하자면 힘 겨루기 다. 힘이 약하면 당하고 힘이 쎄면 당당하게 맞선다. 중국이후 거란, 몽골, 청나라, 일본, 미국 등도 그랬다. 지금도 그렇다.

 

당나라 이후 이렇게 미국이 한반도에 주둔 한 적은 없었다. 역대 정권들이 자주 국방을 외쳤지만 우리는 여전히 미군의 꼭두각시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람만 만나면 강조하는 밤낮없이 발로 뛰라는 주문이다.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동법을 준수 중이다.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밤낮없이 발로 뛰어서 만든 제품이 발각되면 주요국은 불매 운동한다. 그게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한 준칙이다. 그런데도 아무 생각없이 밤낮없이 발로 뛰라 한다. 근로기준법을 한 번이라도 봤으면 밤낮없이라는 말은 안 나왔을 것이다. 노동부 장관은 왜 윤 대통령이 반복해서 밤낮을 외치는데 지적을 안하는지 답답하다. 대한민국 국군이 밤낮없이 지키는 한반도 일대도 교대 근무가 철저하다. 24시간을 근무 여건에 따라 2시간, 3시간 등 쪼개서 근무한다. 아마도 윤 대통령은 군대를 안가봐서 모를 것이다.

 

오는 24일은 한중 수교 30주년이다. 잘 알다시피 노태우 정부가 북방외교의 마침표처럼 공을 들였던, 구 공산권과의 수교였다. 그때가 지난 1992년이었다. 당시 러시아도 수교를 맺었다.

 

지금 우리 외교는 전 세계에 모든 나라와 함께 한다. 단 하나의 국가 한반도가 막혀있다. 한 민족이면서도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조장하는 주요국 때문이다. 바로 북한이다. 서로 아는 체라도 하면 국가보안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감옥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한중 한러 수교 30주년은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정식 외교관계를 맺은 것이다. 일제 강점기 이후 100여년 만에 한반도에서 새로운 평화 공존을 시작해보자는 국교 수립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은 북한외에 전 세계 못가는 나라가 없다. 또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모든 제품도 그렇다.

 

그런데 왜 우리는 북한을 주적으로 삼는지 생각이 있다면 고민해야 한다. 북한은 북방을 방어하는 최후 전선이다. 남한은 남방 해안을 위해 역할 분담해야 할 한반도 한 민족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전 세계 어느 국가, 특히 중국 러시아 일본과 상호 오해를 풀고 함께 공동의 공존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게 외교이다. 공자가 말했던 근자열 원자래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국가를 즐겁게 하면 먼 곳에 있는 사람도 이를 듣고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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