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은 총재 이유 있는 한미 통화스와프 주문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과 미국 간 통화를 맞교환 하자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자고 나섰다.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6월말 기준 4382억 달러)로 여유있지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급속도로 소진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이 올 들어 지난 4개월동안 235억달러나 줄었다. 지난 6월에는 94억달러나 줄어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1월(-117억 달러) 이후 최대폭이라고 한다. 달러화가 이 처럼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은 달러화 수요와 맞물려 있다. 수입 원자재 값 급등과 무역적자 그리고 금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를 열고 달러화 공급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수입 결제용 달러화가 고점 마지노선인 달러당 1300원대를 넘어서자 외환당국이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시장 개입이 불가피했을 수 있다. 국내외 경제와 물가 상황을 본다면 달러화의 추가 상승기류를 꺾을만한 요인이 없기 때문일 수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과 이를 잡으려는 한미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경쟁도 환율 상승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는 13일 기준금리를 빅스텝이라는 0.50% 포인트 올린 연 2.25%로 금리를 3개월 연속 인상시키고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물가 상황 등을 봐서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했다. 미국쪽 변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 금리가 연 1.50∼1.75%이지만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오는 26∼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6월에 이어 다시 자이언트 스텝이라는 0.75%포인트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한미 간 금리 역전(0.00∼0.25%포인트)된다. 금리 역전은 달러화의 추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 돈 값이 비싼 쪽으로 투자 자금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 투자한 자금들이 빠져나가는 만큼의 달러화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외환시장에서도 달러화 공급보다는 수요만 늘고 있다. 시장에서 심리적 저지선이라는 달러당 1300원은 이미 지난달 22일 넘어섰고 1300~1310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여차하면 오를 수 있는 요인만 있다.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 요인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이다. 달러 공급원인 무역흑자가 지난 상반기 203억 달러나 적자로 돌아섰고 하반기에도 개선될 기미가 보지 않고 있다. 무역흑자 수혜를 누렸던 대중국 무역도 적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환율은 수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 변동 폭을 면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수요 요인에는 심리도 작용하는 만큼 순수 수급요인외에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것이 외환당국의 역할이다. 한국은행 총재까지 나서 한미 간 통화스와프를 주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미 연준이 이번 달에 이어 연말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에서 조차 달러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달러화 수요를 진정시키려면 외환보유고를 계속해서 풀어 공급을 늘릴 수밖에 없고 비례해서 외환보유고는 줄 수 밖에 없다. 제 2의 방어선을 구축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원화와 달러화를 교환해서 잠재적 외환보유고를 비축하자는 안이다.

 

때마침 오는 19일 전 연준 의장 출신이자 미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이 방한 한다고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재닛 옐런 장관의 방한시 한미간 통화스와프도 방한의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주문이다. 외환당국의 수장중 한명이 주문할 정도이고 보면 외환보유고의 심리적 방어선이 필요한 상황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한미간 군사동맹과 가치동맹외에도 지금 외환시장에서는 통화동맹이 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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