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집중 호우 '창원 덕동 480㎜'…남부지방 이제부터 고비

2024.09.21 16:24:04 이계홍 기자 kdsn6@gmail.com

'기록적인 비' 내렸지만…남부지방·동해안 위급 상황
경남 건물 쓰러지고 전봇대 가로수 넘어져 고분도 일부 붕괴
부산 일부 침수, 전남 농경지 78㏊ 피해,160여명 대피
경남권 50~100㎜, 호남권 30~80㎜ 더 내릴 것, 경남 해안 최대 150㎜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더니 20일부터는 가을 폭우가 쏟아져 경남과 전남북, 부산 일부 지역이이 물에 잠기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비는 21일에 이어 일부 지역에선  22일까지 계속된다. 

 

이같이 기록적인 비가 내렸지만 남부지방과 동해안은 이제부터 고비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남부지방은 21일에도 시간당 '30~50㎜, 최대 70㎜' 호우가 계속된다고 예보했다. 경남권은 50~100㎜, 경북권·호남 30~80㎜ 내리겠으며, 특히 경남해안은 최대 150㎜까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일부 지역에선 22일까지 비가 내리겠다고 전망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남 전 지역에 호우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창원에는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도로 곳곳이 침수되는 등 관련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0시부터 경남지역에 평균 강수량 175㎜의 비가 쏟아졌으며, 이중 창원이 399.5㎜로 가장 많았고 김해 339.3㎜, 고성 293.5㎜, 양산 292.7㎜, 사천 248㎜, 진주 203.6㎜ 등을 기록했다. 특히 창원시 덕동에는 482.5㎜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도 속출했다. 오전 1시 41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도로에 전봇대가 넘어졌고, 오전 4시 37분께에는 진주시 이반성면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도로 통제가 이루어졌다. 김해시 대성동고분박물관에서는 고분 일부가 붕괴됐으며, 창원과 김해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하수와 계곡물이 넘쳐 도로에 쏟아지기도 했다. 밤새 내린 비로 경남지역 소규모 교량 189곳, 하천변 산책로 47곳, 둔치 주차장 15곳 등 호우 피해 우려 지역 308곳이 통제되고 있다. 

 

산사태와 하천 범람 등이 우려되는 창원, 진주, 합천, 김해 등에서는 46세대에서 66명이 대피했다. 부산과 전남 지역도 비 피해가 속출했다. 

 

21일 부산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지역 곳곳이 침수됐는데 밀물시간과 겹치며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집계된 폭우 관련 피해 신고는 161건이다.밤사이 비가 100㎜가량 쏟아졌던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는 신고가 11건에 불과했지만, 이후 100㎜의 비가 더 쏟아진 뒤 신고가 폭주했다.신고 내용은 도로 침수와 맨홀 역류가 가장 많았다.

 

전남 순천 299㎜ 의 폭우가 쏟아졌고, 전남 농경지 78㏊ 피해가 있었고,160여명이 대피했다.  사흘째 이어진 호우에 전남 농경지 침수 등 비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21일 전남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내린 비로 주택, 농경지, 공공시설 등 피해 신고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고흥 10㏊, 순천 8.6㏊, 나주 50㏊, 영광 7㏊ 등 도내 논 75.6㏊에서 수확을 앞둔 벼가 쓰러졌다.완도(2㏊)에서는 배추 모종이 유실되고 순천(0.3㏊)에서는 열무, 갓 등 농작물이 물에 잠겼다.해남 화원면, 장흥 장흥읍, 순천 조례동에서는 도로 5곳이 침수돼 배수 조치를 마쳤으며 강진 옴천면 군도 주변에서는 사면이 유실됐다.완도 신지면에서는 전신주 변압기가 낙뢰로 파손되기도 했다.

 

 

이같이 기록적인 비가 내린 가운데 21일에도 남부지방에 호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크게 우려된다. 기상청은 이미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발생했지만, 남부지방과 동해안은 이제부터가 고비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예보에서 길게는 22일까지 강수가 이어지면서 부산·울산·경남에 50~100㎜(부산·울산·경남남해안 최대 150㎜ 이상), 대구·경북·호남에 30~80㎜(호남 최대 120㎜ 이상, 대구·경북남부 최대 10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강원동해안·강원산지·충청·제주엔 20~60㎜(제주산지·중산간 최대 120㎜ 이상, 강원동해안·산지 최대 80㎜ 이상), 경기남부와 강원남부내륙엔 10~60㎜, 강원중북부내륙엔 5~30㎜, 서울·인천·경기북부엔 5㎜ 미만 비가 추가로 오리라 내다봤다.

 

20일부터 21일 오후 2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제주 한라산 삼각봉 549.5㎜, 경남 창원 406.1㎜, 경남 김해 345.7㎜, 경남 양산 303.7㎜, 전남 순천 289.8㎜, 충남 서산 271.1㎜, 부산 255.2㎜, 전북 장수 235.1㎜, 충남 천안 225.7㎜ 등 충청 이남으로 기록적인 비가 쏟아졌다.

 

실제 창원(21일 오후 3시까지 일강수량 293.5㎜), 상주(153.9㎜), 군산(144.7㎜), 장수(184.6㎜), 김해(296.8㎜), 양산(273.3㎜) 등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9월 일강수량 1위 기록이 이날 경신됐다.서산(20일 일강수량 221.8㎜)과 순천(200.8㎜)은 전날 9월 일강수량 신기록이 세워졌다.

 

창원(21일 1시간 강수량 최고치 104.9㎜)과 청주(52.5㎜)·김해(81.8㎜)·진도(81.4㎜) 등은 역대 9월 1시간 강수량 1위, 순천(55.8㎜)·홍성(50.1㎜)·천안(67.4㎜)·부여(49.0㎜)·장수(47.3㎜)·해남(46.5㎜) 등은 2위 기록이 이날 바뀌었다.

 

21일 오후 기상청 열대저압부 정보와 위성영상 등을 보면 제14호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한 33호 열대저압부가 제주와 남해안 사이를 통과하기 시작했다.한국에선 열대저압부이지만, 일본에선 아직 태풍으로 분류하고 있다.기상청은 33호 열대저압부가 오후 3시께 흑산도 동남동쪽 40㎞ 해상에 이른 뒤 저녁께 온대저기압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열대저압부와 온대저기압은 세력뿐 아니라 전선을 동반하는지도 다르다.'작은 태풍'이라고 할 수 있는 열대저압부가 좁은 지역에 비를 퍼붓는다면 전선이 동반되는 온대저기압은 넓은 지역에 비를 내린다. 온대저기압은 후면에 자리한 건조공기가 침강하면서 세력이 강해질 수 있는 특징도 있다.

 

남부지방은 온대저기압이 가까이 지나는 데 더해 정체전선까지 남하해 들어오면서 이날 밤까지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일부에는 시간당 강수량 70㎜ 안팎의 '극한호우'까지 예상된다.동해안은 온대저기압과 우리나라를 차지한 고기압에서 동풍이 불어 들면서 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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