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가축분뇨의 악취 견딜만 합니까

2024.07.09 12:24:50 이계홍 기자 kdsn6@gmail.com

'악취의 전국화' 인간의 삶의 질 떨어뜨리고 환경 오염 심각
23년 우리나라서 나온 가축분뇨 5087만 1000t...73%는 돼지와 소의 분뇨
돼지분뇨 1967만 9000t(39%), 한우와 육우 분뇨 1751만 1000t(34%)
이중 약 85%는 퇴비나 액체비료로 재생산
호주는 양 한 마리당 방귀세 징수,덴마크는 2030년부터 1마리 당 1년 15만원 ‘가축탄소세’ 부과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어느 자료에서 보니 전 세계 식량의 20%가 가축의 사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부자 나라들의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20%의 식량이 동물들에게 먹인다는 것이다. 인류의 20%가 굶주리고, 그중에는 실제로 굶어 죽는 사례도 무수한데, 가축이 굶주리는 인류의 20%의 식량을 빼앗아먹는 기현상이 나온다. 선진국의 식탁을 위해 이런 모순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식탁도 급속도로 육류식문화로 변모하고 있다. 가정집은 물론 거리의 식당은 치킨집,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깃집이 대세를 이룬다. 결국 우리가 잘 먹기 위해 인류의 20%가 굶주림에 죽지 못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먹고 있는 셈이다.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사료도 소,닭,돼지,오리,물고기 등을 갈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이 싸질러놓은 대소변도 상당할 것이다. 아침에 산책 나가다 보면 개와 고양이를 끌고 나온 주민들이 길가에서 똥오줌을 뉘어주는 풍경을 본다. 그런 반려동물 애호가가 우리나라에 10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결국 애완동물 먹이는 게 동네 환경은 물론 지구환경오염에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육류 과다 섭취로 인한 비만과 과체중, 각종 질병 유발, 뒤따르는 인간의 폭력성.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무더운 여름철, 지독한 악취와 환경오염으로 짜증 지수가 올라간다는 점이다.  

 

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취 때문에 코를 싸매는 경우가 많다. 인근 가축농장 분뇨에서 나오는 냄새들이다. 소 사육장, 돼지 사육장, 닭농장에서 나온 악취 때문에 여름살이를 망친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여름철 문도 못열고 산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보도도 있었다. 

 

비오는날 밤에 가축분뇨를 몰래 내다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하천이 오염되고, 악취가 날 수밖에 없다. 가축에서 나오는 방귀 등 메탄가스는 지구 온도를 높이고, 지구 기후를 파괴하는 원흉이 된다는 학술보고도 있다.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육류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육류 섭취를 조금만 자제해도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환경단체들의 제안이다.

 

축산환경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나온 가축분뇨는 5087만 1000t이다. 73% 가량은 돼지와 소의 분뇨다. 돼지분뇨가 1967만 9000t(39%), 한우와 육우 분뇨가 1751만 1000t(34%)를 차지했다. 이중 약 85%는 퇴비나 액체비료로 재생산된다. 문제는 이 퇴비들이 악취와 수질오염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쌓아둔 퇴비들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면 강이나 시내의 녹조 원인이 된다. 녹조가 생태계를 파괴하고, 수돗물의 질에도 타격을 입힌다.

 

가축이 장 기관에서 음식을 소화할 때 나오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0배 넘게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매일 100g의 고기를 먹을 경우 약 10.3㎏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엄격한 채식주의를 할 경우 하루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2.5㎏다. 모든 사람들이 조금만 덜 먹는 정도로도 그만큼 이상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는 2030년부터 가축 1마리 당 1년에 약 15만원(100유로)의 ‘가축탄소세’를 걷겠다고 한다. 호주는 양 한 마리당 방귀세를 징수한다고 한다. 축산농가의 반발에도 이같은 세금 징수안을 내놓는 건, 전세계의 탄소 배출량 중 30%가 가축을 키우고 분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도 심각히 생각해볼 문제다. 낙동강은 이미 소돼지 똥강이 된 지 오래라고 한다. 경북 북부 소 사육두수를 보면 알지, 라고 힐난하는 댓글도 보았다. 강원도 횡성쪽, 삼국유사군위휴게소주변 악취는 장난이 아니라고 고발하는 시민도 있다. 공주 지역과 호남고속도로 익산 전주 근처가 심하다는 진정도 있었다. 고양시 일산서구 지역은 머리가 띵할 정도라는 진정인도 있었다. 이렇게 보면 '전국의 악취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전국이 악취가 진동하고 환경오몀으로 몸살을 앓는다면 적극적이고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오염의 주범에 대한 세금 부과. 채식주의자 인증제를 포함한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인간의 몇 십배 오염부하량을 가진 가축을 초지가 거의 없는 좁은 우리나라 국토에서 집적시켜 사육시키는 것은 국가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축산업자를 절대적으로 보호하되 이를 해결할 대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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