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00억달러이상 무역적자 최대 전망…돌파구 없나

2022.12.14 15:13:09 최종걸 기자 kdsn7@gmail.com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에도 불구하고 수입비중이 큰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이 지난해보다 급증하는 바람에 500억 달러 이상의 사상 최대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들어 지난 10일까지 누적적자가 474억6천400만 달러이고 연말까지를 감안하면 5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절기 에너지 수입이 집중되는 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수출은 6800억달러라는 위업을 달성했으면서도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원유·가스·석탄의 합계 수입액은 1천804억1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44억6천만 달러)보다 72.7%나 급증해 수출을 빛바래게 했다.

 

에너지 수입 급증을 뛰어넘어야할 수출전선에도 한파가 몰아친 영향도 크다는 지적이다. 주력시장인 중국시장도 34.3%나 축소됐고 우리나라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7.6% 줄었다고 한다. 주요 수출품목인 철강(-37.1%), 자동차(-23.2%), 무선통신기기(-46.6%), 정밀기기(-27.8%) 등도 빨간 불 투성이다. 문제는 무역적자가 올해 단발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수출전선인 주요국의 변형된 규제로 문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미국이 자국산과 북미산 전기차 생산에 혜택을 주는 소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이어 유럽연합(EU)도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EU는 1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를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탄소를 많이 배출해서 만든 전기를 통해 생산한 수입 공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적용 대상 품목은 철·철강·알루미늄·비료·시멘트·전력·수소 등이다. 수소는 막판에 포함됐고, 유기화학물질·플라스틱 등도 추가될 여지를 뒀다.

 

또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전기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간접 배출’ 탄소까지 규제 대상에 넣다. EU는 오는 16~17일께 추가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시행시기 등을 확정하는데 이르면 2026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당장 내년 10월부터 수출 대상 기업에 보고 의무가 부과된다. 우리가 수입하는 석탄 등 에너지원인 전기로 제품을 생산해서 수출한다는 점에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EU와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인 만큼 또 다른 무역장벽이 현실화 됐다. 에너지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기 생산비중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주범인 석탄화력발전비중이 44.0%로 원자력 38.9%, LNG 15.0%보다 높다. 이산화탄소 배출로부터 자유로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비중은 통계에서 조차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2026년시한까지는 전력 생산 체계를 단시간에 해결하기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무역장벽 문턱을 낮추려면 불가피하게 가야할 길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소위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lectricity) 100%'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이다. 재생에너지는 석유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태양열, 태양광, 바이오, 풍력, 수력, 지열 등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다. 국내 삼성, SK 등도 이 캠페인에 가입해야할만큼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주력 수출시장인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봉쇄전략으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고, 미국과 EU는 갖가지 장벽을 이중 삼중 치는 상황에서 수출시장을 확보하기에는 그야말로 동토에서 냉장고 팔기나 다름없어 보인다. 수출전선을 지키고 개척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정책부터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책까지 종합대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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