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역적자 수렁 빠져나올 처방책 속히 만들어야

2022.12.02 10:30:37 최종걸 기자 kdsn7@gmail.com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무역적자가 8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끝날 것 갖지 않다는 게 경제계의 전망이다. 더 이어지고 깊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아서 생긴 결과이다. 문제는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도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을 동원해서 교묘하게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고, 주력 수출시장인 중국도 경쟁 상대국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입은 589억3000만 달러로 수출 519억1000만달러를 크게 앞섰다.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연속 8개월째 무역적자이고 올들어 누적으로는 426억달러이다. 11월에만 70억1000만달러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동절기라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이번달도 무역적자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7억달러의 무역흑자와 비교하면 믿겨지지 않는 수치다.

 

무역적자가 매달 사상 최대라는 신기록 경신을 하고 있다. 나라 곳간이 거덜나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7년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수출이 올 들어 11월까지 6000억달러를 돌파하는 성과를 냈음에도 수입이 더 많아서 생긴 게 무역적자다.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무역적자 426억 달러는 지난 1996년 연간 206억 달러 적자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32억 달러 적자보다 두세배나 크다. 수출 엔진에 분명 문제가 있다는 수치다. 수출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전선의 한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시작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문턱을 높이는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인이 뭔지 모르는 정부라면 큰일이다. 미국은 대통령부터 의회까지 일사분란하게 전열을 가다듬고 자국 기업을 격려하고 외국기업의 투자유치에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와 다르지 않는 물류 기간망인 철도 노동자의 파업에 미국 하원이 지난달 30일 철도노조의 대규모 파업을 막기 위해 노사 합의를 강제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킬 정도다. 경제 재건을 위하는 일이라면 대통령과 여야가 따로 없다는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파업을 막기 위한 의회의 협조를 요청했고 여야가 이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우린 대통령과 집권 여당 집행부도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정쟁에 휘말려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제대로 파악치 못하면 큰 일이다. 여야 모두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폭우가 바로 앞인데 언제까지 싸움질만 할 것인가. 당장에 화물연대 파업부터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영화 '오징어게임'의 명대사 "이러다~ 다 죽어~"가 현실이 돼서는 안 된다. 이미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모두 우리가 겪는 현실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무역적자 원인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통화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된 데 더해, 화물연대 운송 거부까지 작용하며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파업에 이르기까지 방치한 정부 탓을 먼저 하는 게 순서다. 수출엔진에 이상을 감지했다면 진단과 처방을 사전에 했어야 했다. 우리 경제가 극심한 악조건이었던 IMF와 글로벌외환위기때보다 더 무역적자 폭이 큰 원인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윤석열 정권 취임 전후부터 시작된 무역적자폭이 갈수록 깊어 가는데도 위기의식에 둔감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수출만이 살 길이다. 이제부터로도 호수우보의 자세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밥이 하늘이고 수출이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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