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정부, 신재생에너지산업 개탄보단 육성 방안 찾아야

2022.09.16 11:17:02 최종걸 기자 kdsn7@gmail.com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어려운 분들을 위해 쓰여야 될 국민 혈세가 이런 '이권 카르텔' 비리에 사용됐다는 점이 참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문재인 정부가 태양광 발전 활성화 등 전기산업 발전·기반 조성을 위해 진행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에서 전반적이고 광범한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이후 대통령이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태양광과 풍력 등에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을 오는 205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도 가입했다. 그간 해외 주요 펀드들은 삼성측에 'RE100'가입을 종용해왔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에너지 비중중 태양광이나 풍력비중이 낮아 주저하다 어제 과감하게 공식선언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 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민간 주도의 세계적 운동이다.

 

지난 2월 세계 3대 연기금 운용사인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은 탄소배출 감축을 촉구하는 내용의 주주 서한을 삼성 측에 보낸 바 있다. 삼성에서 만든 제품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서 기후변화에 적극 나서달라는 압박이었다. 삼성도 이 같은 국제 기후단체나 투자사들의 요구에 지난 2년 전부터 미국과 중국, 유럽 지역의 모든 사업장에서 RE100을 준수했지만 국내 사업장에서는 전력시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기 쉽지 않아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해 기준 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30%)에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현재로서는 재생에너지를 전량 대체하려면 규모와 조달 비용 모두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전력 총량은 43TWh로, RE100을 선언한 국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재생에너지 총량에 못 미친데다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재생에너지 수급망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삼성과 전세계에서 경쟁을 펼치는 애플 등 340개 이상 글로벌 기업도 RE100에 동참해서 제품 경쟁 못지않게 누가 기후변화에 노력하고 있는지를 경쟁하고 있다. 우리가 사먹는 식음료에도 앞으로 RE100준수 기업인지 포장지에서 확인할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 그 만큼 세계는 지금 신재생에너지로 뼈를 깎는 정책전환 목표를 추진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7.5% 수준으로 원자력과 석탄 발전비중에 비해 턱도 없이 못미치고 있다는 점은 얼마나 갈 길이 먼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윤 대통령이 총리실의 조사결과를 가지고 개탄 반응에 앞서 더 한번 되새겨봐야 할 사안은 없는지부터 숙고했어야 한다. 윤 대통령의 말속에는 여전히 검찰시절 검사들이 입에 달고사는 수사 용어들이 등장한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문재인 정부 이전부터 우리 전력산업구조 개편차원에서 끊임없이 논의해왔고 한 걸음 한 걸음 노인 장에 가듯 더딘 속도로 진행해 왔다. 문재인 정부들어 갑자기 추진된 정책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명박 정부 때 오히려 더 야심차게 추진했다가 박근혜 정부때는 전국의 논밭 그리고 산 등이 태양광과 풍력 발전용 패널과 탑과 블레이드가 눈에 띄게 들어섰다. 그래도 여전히 전체 발전비중은 7.5%에 지나지 않는다. 윤 정부들어 원자력 발전비중을 대폭 늘리는 반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비중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전략이 과연 타당하는지 살펴봐야할 대목이다. 우리 문제가 아니라 우리 기업이 세계 경쟁기업과 이젠 가격 경쟁외에 신재생에너지 사용유무를 놓고도 차별적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산업 변천사를 보면 세기의 종말을 예고하는 혁명과도 같았다. 불과 화석 그리고 전기에너지를 보면 그렇다. 이젠 지구의 보존을 위해서 재생에너지를 쓰자는 운동이 운동에서 끝나지 않고 이를 강요하는 형국이다. 신 산업정책의 시행착오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책을 내놓으면 될 일이다. 개탄이니 발본색원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면 누가 미래 산업을 위해 뛰어들고 추진하겠는가. 태양광 발전 비리를 지적하듯이 노후된 원전 안전대책과 잦은 고장으로 툭하면 멈춰서서 발전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전 대책에 문제는 없는지 이번 기회에 함께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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